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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초고층 건물에 숨겨진 첨단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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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초고층 건물에 숨겨진 첨단기술들

입력
2007.10.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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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건물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 타워팰리스 등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건설된 초고층 빌딩에는 건축물을 안전하게 지탱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 숨겨져 있어 갑작스러운 붕괴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초고층 건물에 적용되는 안전기술의 비밀을 살펴보자.

초고층 건물의 붕괴를 막는 첫 번째 안전판은 기둥과 보 등 구조부위에 사용되는 고강도 콘크리트다. 고강도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것으로, 엄청난 건물 무게와 화재, 강풍,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해준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지상 200층 높이의 건물을 지탱할 수 있는 150㎫(메가파스칼ㆍ1㎫은 1㎡당 100t의 무게를 견디는 힘)급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150㎫은 1㎠ 당 1.5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는 의미로, 100원짜리 동전 크기의 콘크리트로 시내버스 한대를 지탱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 초고층 건물의 또 다른 불안요소인 화재가 나면 어떻게 될까. 일반적으로 초고층 건물 화재 때 거주자가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은 최소 3시간 정도다. 초고층 건물의 경우 내화(耐火)마감재와 내화벽, 스프링클러 등 첨단 방재시스템이 1차 안전을 담당한다.

문제는 초고층 건물의 붕괴를 막아주는 고강도 콘크리트가 열에 약하다는 점. 고강도 콘크리트는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밀도가 높아 섭씨 200℃ 정도 되면 수증기 압력에 의해 콘크리트가 떨어져버리는 폭렬(爆裂) 현상이 발생한다.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폭렬 방지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고강도 콘크리트에 폴리프로필렌 섬유를 혼합하거나, 기둥과 같은 구조부위에 15㎝까지 촘촘히 철근띠를 배열하는 기술을 초고층 건축물에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일본 오사카시험소에 의뢰해 성능시험을 한 결과, 스프링클러, 내화마감재 등의 방재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4시간 가량 버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건설은 아예 열을 차단하는 소재로 고강도 콘크리트 벽체를 감싸는 폭렬판 기법을 적용 중이다. 두산건설은 콘크리트가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철망 형태의 메탈라스를 덧대 폭렬 현상을 막고 있다.

강풍도 때론 위협적이다. 초고층 건물에는 바람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흔들림을 최대한 줄여주는 안전기술이 숨어 있다. 타워팰리스는 건물 옆 모양을 방사형으로 설계, 초속 35m의 강풍에도 안전하도록 설계됐다.

송도신도시에 지어지는 305m 높이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는 1층을 사다리꼴, 지붕층은 삼각형 평면을 이루도록 설계해 바람의 영향을 줄였다.

설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에는 물리학적 아이디어가 동원된다. 송도신도시에 지어지는 초고층 주상복합의 경우 U자형 물탱크를 설치, 물의 흐름을 적절히 이용해 건물 진동을 줄이는 기술이 적용된다. 이밖에 리히터 규모 7.0 이상 강진에 견딜 수 있는 내진(耐震)설계도 필수적이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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