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일부 측근들 중심으로 흘러 나오는 때이른 ‘논공행상(論功行賞)’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도 잡기 전에 오만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 데다 대세론에 안주해선 대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17일 이 후보 핵심 측근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누가 무슨 자리에 거론된다는 소리가 들리면 그 사람부터 내가 잘라 버리겠다”고 엄명을 내렸다고 한다.
실제로 이 후보 측근 인사들이 모이는 사적 자리에선 집권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어디 공천은 누가 따놓은 당상이다” “누구는 청와대로 갈 것이다” 등의 얘기가 화젯거리로 심심찮게 등장한다.
또 서울 A지역구의 경우 이 후보 측근 2명이 벌써부터 각자 선거사무실을 차려 선거운동을 시작했다는 소문이 당내에 퍼져 당사자들이 “근거 없는 루머”라며 일일이 해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도 자리 다툼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선대위 구성에 관여했던 이 후보의 측근 의원은 “이번 선대위의 슬로건 중 하나가 슬림화인데 자고 일어나면 선대위 자리가 하나씩 늘어난다”고 하소연했을 정도다. 중앙선대위 인선에서 배제된 일부 의원은 이 후보에게 직접 전화해 항의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이 후보를 서울시장 때부터 도운 한 측근은 “이 후보는 명함 없이 일하는 사람이 진짜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직책보단 실적을 중시한다”면서 “최근 이 후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탈 여의도’ 정치를 선언한 이 후보가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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