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남단인 전남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 ‘땅끝마을’은 해마다 10월 말이 되면 전국에서 몰려온 사진작가와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1년에 두 차례밖에 볼 수 없다는 독특한 해돋이를 보려는 사람들이다. 지난해 10월말에는 일출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이 무려 1,000여 명이 넘었다.
이곳의 일출은 특이하다. 땅끝마을에는 선착장 끝에서 50m가량 떨어진 곳에 두 개의 섬인 ‘맴섬’이 있는데 마치 하나의 섬을 떼어 놓은 듯 가운데가 휑하니 비어 있고 약 13m 높이의 섬 정상에 울퉁불퉁한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박혀 있다.
바로 이 두 섬 틈 한가운데로 해가 떠오르면 하늘과 바다가 온통 불바다를 이루며 황홀경을 연출한다. 40m 높이의 땅끝전망대에서 보는 일출보다도 더 아름답다는 평을 받을 정도다.
이처럼 맴섬을 통해 일출 감상이 가능한 것은 지구의 공전으로 일출장소가 조금씩 이동하기 때문으로, 매년 2월 말과 10월 말이 되면 5, 6일간 맴섬 해돋이가 펼쳐진다. 이 달에는 23~28일 오전 6시30분에서 7시 사이에 감상할 수 있다.
맴섬 해돋이가 알려진 것은 불과 5, 6년 전이다. 당시 해남군이 주최한 관광사진전에서 맴섬 일출 모습을 담은 사진이 대상을 받으면서 사진작가와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맴섬의 가을(10월) 일출은 문내면 우수영 일대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기리는 명량대첩제와 함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꼽히고 있다”며 “맴섬 일출기간에 작은 마을 축제를 열어 관광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남=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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