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중국에서 사업을 계획했던 50대 개인사업가 오기상(가명)씨. 그러나 사업여건이 여의치 않자 2년 전 중국 주식으로 눈을 돌렸다. 펀드 아닌 직접투자. 중국의 고성장세로 보아 주식을 사면 승산이 높을 것이란 생각에서 였다.
1차로 1억원 가량을 들여 우량주를 샀다. 1년 후 수익률은 무려 120%. 그는 부동산 채권 등 가용자산은 물론, 대출까지 얻어 올 3~5월 11억원을 상해진화항만 인수생명 등 대형주에 분산 투자했고 현재 85%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오씨는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믿고 참을성 있게 기다릴 자신만 있다면 해외 직접투자도 매력적인 재테크"라고 말했다.
해외주식을 직접 사고파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펀드 같은 간접투자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위험을 감수하며 고수익을 노리는 사람들이다. 1990년대 중반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허용됐지만 그 동안은 기업이나 투자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했고 중개 수수료도 비쌌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증권사마다 중개 국가를 늘리고 기존 전화주문 방식 외에 미국, 홍콩 등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도 매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면서 점차 대중화의 기미가 엿보이고 있다.
누가 어디에 투자하나
회사원 학생 주부를 가리지 않는다. 예전엔 보통 수억원 이상 거액 투자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수백만~수천만원 짜리 '개미'들도 많아졌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입대 전 해외주식을 사놓고 부대에서 전화로 주가흐름을 체크하는 투자자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최고 인기투자지역은 단연 중국.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투자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그 외 '생소한' 국가들의 주식을 사고 있지만 규모는 미미한 수준.
한국투자증권 국제투자영업부 안주영 차장은 "올 5월 이후부터 투자자수가 급증했는데 95%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수익률은
즉각 대응이 어려운 만큼 수익률도 천차만별이지만 최근 1~2년 사이 중국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익을 봤다.
2005년4월 중국 심천(심천B주)증시에 상장된 부동산개발업체(만과기업)와 컨테이너 제조업체(국제컨테이너)에 1,500만원을 투자한 안모씨는 지난 8월까지 각각 1,000%와 100%의 수익을 거뒀다. 8월부터는 홍콩증시로 옮겨가 평균 90%의 수익을 내고 있다.
똑같이 중국에 투자했어도 '묻지마 투자자'는 결과가 다르다. 심모씨는 올 4월 상하이B주가 'A,B주 통합설'로 급등하자 증권사 직원의 만류를 뿌리치고 섬유회사(상해해은)에 투자했다. 그러나 한 순간에 40% 가까이 폭락, 결국 반토막이 난 상태에서 손절매했다.
강모씨는 중국의 급등이 부담스러워 올 5월 인도네시아로 투자처를 바꾼 사례. 자원과 경제성장률 등을 믿고 대표적인 통신주(TLKM)와 증권주(TRIM), 자동차부품주(ASII) 등에 투자해 9월 60% 수익을 실현했다.
직접투자 하려면
증권사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매매를 위한 계좌나 HTS를 받아야 한다. 각 사마다 중개국가 수가 조금씩 다르다. 전화주문이 여전히 많지만 일부 국가는 HTS로도 가능하다. 수수료는 HTS(0.3~0.6%)가 전화주문(0.2~1.6%)의 절반 수준.
그러나 준비없이 달려들면 큰 코 다친다.
최소 거래금액 단위도 크고, 사려는 주식만큼 돈을 계좌에 넣어 달러로 환전해야 거래가 이뤄지니 당연히 환율도 고려요소다. 결제도 매매 3일 후에 이뤄져 당일에 사고 팔 수도 없다. 국내와 달리 수익금의 2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급변하는 주식시장의 특성상, 증권사조차도 해외 특정종목 추천은 꺼리고 있다. 그만큼 정확한 정보 수집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개 투자자들은 인터넷 동호회나 투자경험자의 조언에 의지해 종목을 고른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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