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희 신임 대구 오리온스 감독은 프로농구 복귀전이었던 18일 울산 모비스전을 앞두고 “외곽에 치중하던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내ㆍ외곽을 겸비하는 공격농구를 구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리온스는 전통적으로 외곽은 강했지만 포스트가 약했다. 번번이 플레이오프에서 무너졌던 것도 포스트가 허약했던 탓이었다.
‘돌아온 슛쟁이’ 이충희 감독이 7년7개월16일 만에 감격의 승리를 누렸다. 이 감독이 남자 프로농구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승리한 것은 창원 LG 사령탑이던 2000년 3월2일 서울 SK전이었다.
오리온스는 이날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지난해 챔피언 모비스를 92-83으로 누르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반면 지난해 통합 챔피언 모비스는 양동근 김동우의 군 입대 공백을 메우지 못한 탓에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쿼터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 오리온스는 전반을 45-37로 앞섰다. 외곽에서는 김병철(23점 6어시스트) 김승현(12점 12어시스트), 포스트에서는 로버트 브래넌(20점 8리바운드) 리온 트리밍햄(29점 10리바운드)이 꾸준히 점수를 올렸다.
그러나 모비스의 저력은 무서웠다. 모비스는 3쿼터 들어 함지훈(18점 8리바운드), 신종석(5점), 김효범(20점)의 잇단 슛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더니 71-70으로 역전한 채 3쿼터를 마쳤다.
전열을 정비한 오리온스는 4쿼터에서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오리온스는 7분37초를 남기고 리온 트리밍햄의 3점슛으로 77-75로 재역전에 성공하더니 5분44초 전에는 로버트 브래넌의 2점슛으로 79-75로 스코어를 벌렸다.
경기 후 이충희 감독은 “오랜만의 복귀라 긴장이 많이 됐고 감회도 새로웠다. 경기를 치를수록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 일단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다. 잡을 수 있는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복귀전 승리 소감을 밝혔다.
2001~02시즌 득점왕 트리밍햄, 브래넌, 김병철, 김승현이 펄펄 날며 이 감독에게 승리를 안겼다. 반면 모비스는 김효범과 함지훈만이 제 몫을 했을 뿐 용병들과 나머지 선수들이 너무 부진했다.
울산=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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