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간 서울 지역 특수목적고(외국어고 과학고 예술고) 13곳의 서울대 진학생 수가 내신을 둘러 싼 제도 변화에 따라 크게 부침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교육위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998학년도 전체 서울대 합격생 중 외고 6곳, 과학고 2곳, 예술고 5곳의 합격생 비율은 24.1%에 달했지만, 비교내신제가 폐지된 99년에는 그 비율이 13.9%로 급감했다.
비교내신제는 원래 검정고시생이나 외국 출신 학생 등 내신성적을 산출하기 어려운 지원자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를 내신등급으로 환산해 반영토록 한 제도지만, 당시엔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모인 특목고도 동일계열에 한해 비교내신을 받을 수 있었다.
즉 외고나 과학고 출신 학생은 원래 학교 내신성적으로 5등급을 받더라도, 수능에서 1등급에 해당하는 석차 내에 들면 어문계열, 자연ㆍ이공계열에 각각 내신 1등급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99학년도 대입부터 특목고생을 위한 비교내신제가 폐지되자 외고 과학고 출신 학생이 ‘직격탄’을 맞았다. 98학년도에 각각 163명ㆍ132명이던 대원외고ㆍ서울과학고의 서울대 합격자 수는 99학년도에 88명, 41명으로 급감했다.
외고 과학고와 달리 일반 인문계고와의 직접 경쟁을 피할 수 있었던 예술고만 상황이 달랐을 뿐이다. 서울예고의 98학년도~2007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수는 꾸준히 80~110명 선을 유지했다.
그러다 지역균형선발제와 특기자 전형을 골자로 한 2005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입시안이 발표되자 상황은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수학ㆍ과학올림피아드 등 각종 경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과학고 출신들이 특기자 전형을 통해 자연ㆍ이공계열 학과에 대거 합격했다. 2004학년도에 40명에 그쳤던 서울과학고의 전체 서울대 합격생 수는 2005~2007학년도에는 50, 71, 72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한 입시 관계자는 “내신 위주의 지역균형선발제에서도 불리한 외고는 과학고와 달리 특기자 전형에서도 수혜를 못 받고 있다”며 “당분간 대입에서 계속 불리함을 안고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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