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건청궁 복원공사를 진두지휘한 중요무형문화재 신응수(65ㆍ사진) 대목장은 18일 “어느 궁이나 지을 때면 세심하게 마음이 쓰이지만, 건청궁은 아픈 역사가 배어 있는 곳이라 감회가 남달랐다”고 했다.
“대부분 궁에 있는 건물들이 크고 위엄이 있는데, 건청궁은 실제 생활공간이라 사대부가의 감각이 많이 반영됐죠. 언뜻 보면 작아 보이는데 실제 돌아보면 굉장히 크잖아요. 궁궐의 격식은 갖췄지만 굉장히 실용적이고 편리하게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그는 복원된 건청궁이 본래와 달리 단청을 하지 않은 백골(白骨)집이어서 한결 색다른 맛이 난다고 흡족해 했다. “소나무의 결과 색이 그대로 살아나니 자연이 가까이에 있는 듯 한결 친근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두고 보다가 세월이 흐른 후 칠을 하면 또 다른 맛이 있겠죠.”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지만 그가 지어놓고도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장안당이다. “공사 마지막엔 마루 놓고 문도 놓고 하면서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즐거웠죠. 공사가 끝나가는데 섭섭한지도 모르겠데요.” 수원성 장안문, 부여 무량사 극락전, 경복궁 근정전 등을 보수, 복원하며 궁궐 건축의 대부로 자리매김한 그는 최근 경복궁 복원의 마지막 단계인 광화문 복원공사의 도편수로 지정됐다.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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