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터넷은 지구를 넘어 행성간 접속이 가능한 우주 인터넷 시대가 열린다."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1969년 미 국방부에서 추진한 인터넷의 모태인 알파넷을 개발했으며, 인터넷에서 자료를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표준 신호규약인 TCP/IP를 설계해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린다.
미국 통신업체인 MCI에서 수석 부사장을 지낸 뒤 2005년부터 구글로 옮겨 세계를 돌며 인터넷의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그는 17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주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행성간 인터넷'(Interplanetary Internet)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미 우주항공국(NASA)의 제트 프로펄션 연구소가 최근 우주에서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표준을 개발했다"며 "인공위성을 사용한 행성간 인터넷은 태양계 탐사를 진행하는 우주선이나 행성탐사차량과 인터넷으로 접속해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행성간 인터넷은 우주 뿐만 아니라 지구에도 유용할 전망. 그는 "휴대폰 등 이동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할 경우 지구의 자전으로 신호 간섭과 전파 방해 등이 발생해 원할하지 못하다"며 "행성간 인터넷을 사용하면 이 같은 장애를 뛰어넘을 수 있어 휴대폰 등을 이용한 이동형 인터넷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서프 부사장은 인터넷의 다언어 시대도 예고했다. 그는 "인터넷 사용인구는 4억6,000만명이 사용하는 아시아가 가장 많다"며 "따라서 인터넷에서도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가 훨씬 많이 쓰이고, 다른 언어의 콘텐츠가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에 따라 그가 의장으로 있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서 라틴ㆍ로마 글자 외에 다른 나라 글자를 이용한 인터넷 주소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 다른 언어로 된 인터넷 주소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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