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로(60) 한성대 총장은 잘 알려진 사학자다. 유명 역사학자 답게 국사편찬위원회 운영위원과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2005년 3월 취임한 윤 총장은 한성대를 ‘강소(强小) 대학’으로 자리잡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문학 전공 총장이 드문 대학가 현실에서 그의 존재가 더욱 빛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개교 35주년을 맞은 한성대를 이끌고 있는 윤 총장은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는 교육 중심 대학이 한성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교육중심대학으로의 특성화는 어느정도 이뤄졌습니까.
“대부분의 대학들이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고 있지만, 한성대는 철저히 학과전공 중심입니다. 4년동안 전공과목에 대해 심화교육을 받고 졸업과 동시에 사회에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이른바 메이저대학들은 연구중심으로 가도 될 겁니다. 하지만 입학정원이 1,600명 규모인 한성대가 메이저대를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역발상이 필요한 것이죠. 4년동안 전공을 열심히 가르쳐 졸업후에는 당장 현장에서 사용할수 있도록 하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습니까.”
-특히 어느 분야가 특화되어 있습니까.
“예능계열과 공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능계열은 국내 대학 최초로 실기전형 100%로 신입생을 뽑습니다. 고질적인 학벌주의 경쟁을 없애고 풍부한 끼와 상상력을 지닌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취지지요. 무용학과는 ‘무용경연대회’를 통해, 회화과와 미디어 디자인콘텐츠 학부는 ‘아트 앤 디자인 페스티벌’을 열어 수상자들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습니다. 예술대학은 더욱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대학로에 건물을 매입해 캠퍼스를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공대는 이미 2002년 정보통신부가 ‘우수 IT교육기관’으로 선정했을 정도입니다. 졸업생 취업률은 당연히 100% 입니다.”
-그렇다면 커리큘럼도 다른 대학과 많이 다르겠네요.
“물론입니다. 한성대 커리큘럼은 교수 중심이 아닙니다. 철저히 학생과 사회가 원하는 커리큘럼을 짜고 있습니다. 실사구시로 가자는 뜻이지요. 한성대가 운영하는 ‘365 캠퍼스’도 따지고보면 비슷한 맥락입니다. 캠퍼스를 일년 내내 가동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입니다.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에 학생들의 취업에 보탬이 되는 다양한 강좌를 개설합니다. 한성대 신입생의 경우 고교 성적이 상위 10등 안에 드는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365 캠퍼스’ 운영 성과는 뛰어난 편입니다.”
-특별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들었는데요.
“우선 ‘얼리 버드 프로그램(Early Bird Program)’을 들 수 있습니다. 일종의 ‘아침형 학생’들을 위한 영어강좌입니다. 정규수업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8시부터 오전9시30분까지 작문이나 회화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습니다. 강좌의 80% 이상 출석하면 강의료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영어로만 수업합니다. ‘튜터링 학습 지원 프로그램’은 특정과목에 우수한 실력을 갖춘 학생과 이 과목에 도움을 받길 원하는 학생 2~5명이 팀을 이뤄 매주 1회 2시간 이상 공부하는 학생 주도의 협동학습프로그램입니다. 학습 편차를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지요. 튜터 학생에게는 60만~80만원의 장학금도 주고 있습니다.”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국제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성대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소개한다면.
“일반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해외 자매결연 대학에서 전공수업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연간 최대 35학점을 인정하고, 왕복 항공료도 전액 지원합니다. ‘한성글로벌리더십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인기입니다. 공인 어학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해 해외 문화를 접할 기회를 주기위해 도입했지요. 물론 해외 대학에 파견된 1학기에 일정 수준의 공인 어학성적을 취득해야만 2학기에 전공 수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복수학위 프로그램은 대학 4년동안 본교 학위와 해외 학위 2개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과 프로그램 운영 협정이 체결된 상태입니다. 대학생들에게 해외봉사의 기회도 주고 있습니다. 해외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는 것이지요. 지난해 여름에는 중국, 겨울에는 베트남, 올해 여름에는 네팔로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남은 임기 중 특히 역점을 두고 싶은 부분은 있습니까.
“국제개발학부(가칭)를 신설할 계획입니다. 동남아 지역을 비롯해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할 때가 됐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사실 중국이나 일본 전문가들은 많습니다만, 저소득 지역 전문가를 기르는 학부가 설치된 대학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자리잡으려면 개도국을 견인해 낼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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