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상하이(上海)에 구름은 사라지고 찬란한 햇빛이 다시 비칠 것이다.”
중국 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17전대)에 참석한 선더용(沈德咏) 상하이시 당 기율검사위 서기의 16일 발언이다. 이번 전대의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는 구름이 낀 상하이시의 운명이 어떻게 바뀔까 이다.
선 서기는 “거액의 사회기금 비리 문제는 새 시 당지도부와 시 정부에 의해 적절하고도 효율적으로 처리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하이방(上海幇)의 거두 천량위(陳良宇) 상하이시 당서기가 연루된 이 사건의 후유증이 거의 치유됐다는 평가다.
천 서기와 그 측근들이 연루된 사회보장기금 유용사건은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강도 높은 상하이방 공격을 의미했다.
이후 중국 중앙 정부가 톈진(天津) 빈하이(濱海) 신구를 국제금융특구로 지정, 상하이를 견제하면서 금융중심 상하이의 위세는 급속히 위축됐고 외국 자본들도 상하이의 정치적 위상 변화를 예의 주시해왔다.
하지만 17전대를 통해 상하이의 위력이 서서히 되살아 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천량위 후임인 시진핑(習近平) 상하이시 서기가 리커창(李克强) 랴오닝(遼寧)성 당서기와 함께 5세대 지도자로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인 차이나데일리가 두 차기 지도자의 동정을 나란히 실을 정도이다.
시 서기는 태자당 출신이지만 올 3월 상하이시로 옮기면서 상하이방과 끈끈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퇴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자칭린(賈慶林) 정협주석 등 상하이방 인사들이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선 서기는 “상하이시가 중국 전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2%였지만 올해에는 13.4%에 이르고 있다”며 상하이시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선서기의 발언은 퍽 상징적”이라고 평가한 뒤 “선 서기의 발언은 17전대 참석 상하이 대표들의 큰 갈채를 받았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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