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17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처남 등을 통해 코스닥 기업 주가를 조작해 거액을 챙긴 뒤 사건을 축소ㆍ은폐하려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는 2001년 처남 민모씨 등을 동원해 각종 비자금으로 코스닥 기업인 ㈜텍셀 ㈜엑큐리스 ㈜금화 피씨에스 등의 주가를 조작, 거액을 챙긴 의혹이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조사하자 (정 후보가) 이를 무마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해 관련자 중 직접 행위자 1명만 수사기관에 통보하도록 한 의혹 등이 있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를 규명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건 판결문 등을 공개하면서 당시 정 후보가 처남 민씨와 민씨의 부인 등 다수의 차명 증권계좌에 예치한 수십억 원의 자금으로 코스닥 주식을 사들인 뒤 부동산 중개인이었던 H씨를 시켜 ‘가장 매매’ 등의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림으로써 불법 시세 차익을 얻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거래를 한 사람뿐 아니라 계좌를 가진 사람도 공범으로 수사해 처벌하는 게 관행인데도 관련 계좌를 가진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은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당시 여권 실세였던 정 후보의 위치를 볼 때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의 측 김현미 의원은 반박 회견을 통해 “정 후보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정 후보의 처남이 연루돼 조사를 받은 게 전부이고 정 후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대법원에서 이미 정 후보의 처남을 단순 가담자로 판결한 사건을 들춰 정 후보와 억지로 끼어 맞추는 것은 이명박 후보의 비리를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궁금하다면 이 후보와 김재정씨의 증인 채택에 동의해 달라. 우리도 정 후보 처남을 증인으로 넣겠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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