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화력발전사들이 안 써도 되는 연료첨가제를 사용해 180억원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들 회사는 2002년 국정감사에선 연료첨가제가 ‘쓸모 없다’ 는 공식입장을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나 자체 성능평가를 돌연 뒤엎고 거액을 들여 연료첨가제를 사용하게 된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16일 국회 산자위 박순자 의원(한나라당)이 동서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개 회사는 2002~2007년 연료첨가제 및 부속설비 구입비용으로 각각 142억여원, 24억6,000여만원, 11억3,000여만원을 지출했다.
유류보일러용 연료첨가제(산화마그네슘 에멀전화제)는 연소효율 개선, 오염물질 절감 등의 목적으로 기존의 연료와 함께 넣는 일종의 보조제품이나, 다른 한전 자회사인 남동발전, 중부발전은 현재 연료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발전 5개사는 2002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국내 200MW급 중유발전소 1기를 기준으로 연간 연료첨가제 사용량은 57톤으로 추정돼 약 6억8,000만원이 소요된다”면서 “하지만 발전용 대용량 보일러의 연소효율은 99.9%로 거의 완전연소 상태로 운전되고 있기 때문에 미연소에 따른 손실분이 적어 첨가제를 사용하면 1호기당 매년 6억원의 손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또 연료첨가제를 사용해도 오염물질 개선효과가 거의 없다는 실험 결과도 제출했다. 그러나 현재 3개 발전사는 외국회사인 P사, G사, N사 등에서 수의계약 등을 통해 해마다 연료첨가제를 대량 구입하고 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3개 발전사가 5년 전엔 쓸모없다고 했던 연료첨가제를 현재 사용하면서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만 한 채 뚜렷한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며 “구입 과정에서 리베이트 의혹 등이 있는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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