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이 9년여 만에 정상화된다. 5년 이상 장기파산 상태였던 회사가 경영정상화를 이룬 것은 처음이다.
16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4파산부는 이날 동아건설 회생계획안에 대해 인가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2001년 5월 파산선고를 받았던 동아건설은 회생절차를 거쳐 정상화가 가능해진다.
캠코는 "과거 두 번씩이나 회생절차 신청이 기각됐던 동아건설에 대해 국내 최초로 '프리패키지(Pre-package)' 방식을 적용해 회생시켰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프리패키지는 법원이 회생인가를 내린 후 인수합병(M&A) 등의 제반절차를 직접 관리ㆍ감독해 기업을 회생시키는 일반적인 절차와는 달리, 회생인가를 받아내기 위해 사전에 M&A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동아건설은 2000년과 2002년에도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나 두 차례 모두 "청산했을 때 가치가 기업활동을 지속하는 것보다 높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에 따라 캠코 등 채권단은 정상적인 회생절차 신청을 포기하고 프리패키지 방식을 도입했으며, 법원 인가를 위해 프라임-트라이덴트 컨소시엄을 인수자로 선정했다.
프라임-트라이덴트 컨소시엄은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을 앞두고 지난 10일 동아건설 인수대금 6,780억원을 법원에 모두 납부했다. 컨소시엄 참여업체는 프라임개발을 비롯, 농협중앙회, 클리어워트 캐피탈파트너스 펀드, 한국증권금융, 삼광기업, 트라이덴트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 등이다.
외환위기 당시 7,839억원의 동아건설 부실채권을 2,510억원에 인수한 캠코는 지금까지 4,208억원을 회수했고 이번 매각으로 3,200억~3,300억원의 공적자금을 더 회수할 것으로 기대했다. 캠코 관계자는 "공적자금 대비 초과회수금이 4,800억~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동아건설을 인수한 프라임그룹은 이날 "리비아 대수로 신화를 일군 동아건설을 10년 후 업계 10위권으로 진입시키겠다"며 건설명가 재건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프라임 측은 조만간 동아건설 인수기획단을 파견하는 등 최종 인수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프라임그룹은 시행(프라임개발), 설계(삼환), 시공(동아건설) 등 건설업 3박자를 모두 갖춘 종합건설기업으로 변모하게 된다.
프라임그룹은 11월 중순 법원이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내리면 바로 건설교통부에 동아건설의 건설업면허와 시공실적 회복도 신청할 방침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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