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서 집 등을 제외한 금융자산만 100만 달러 이상인 ‘백만장자’가 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의 전체 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16일 메릴린치가 한국을 비롯해 호주 중국 인도 일본 등 9대 시장을 조사해 발간한 ‘2007 아시아ㆍ태평양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고액 순자산보유자(HNWIㆍ주거지와 소비재를 제외하고 100만 달러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사람)는 2006년 말 현재 9만9,000명이고, 이들의 금융자산은 총 2,660억 달러에 달했다.
한국의 HNWI 증가율은 14.1%로 싱가포르(21.2%) 인도(20.5%) 등에 이어 아시아에서 네번째, 세계에서는 여섯번째로 높았다. 1인 당 평균 순자산은 270만 달러로 지난해(350만 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남성이 81%를 차지했으며 부의 원천은 사업(48%)이 가장 많았다. 금융자산 3,000만 달러가 넘는 초고액 순자산 보유자도 438명에 달했다.
한국 HNWI는 전체 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이 42%로 아ㆍ태 지역에서 가장 높아 지난해 부동산 열풍을 반영했다.
반면 주식 비중은 13%로 2005년(20%)보다 크게 떨어졌다. 메릴린치는 “2005년 증시 호조에 따라 지난해 이익실현이 늘면서 주식비중이 낮아졌고 동시에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재산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부자들은 사모펀드, 상품투자, 미술품투자 등 대안투자 비중(6%)이 조사대상 가운데 가장 낮은 반면 현금ㆍ예금(21%) 채권(18%) 비중은 높아 보수적인 자산배분 형태를 보였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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