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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변양균·신정아 사건 여파 기업 후원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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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변양균·신정아 사건 여파 기업 후원 '뚝'

입력
2007.10.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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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사건’에 연루돼 성곡미술관을 후원했던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9월 이후 지원활동을 대부분 취소했다. 이들 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1억~2억원이 큰 돈도 아닌데…”라며 “이런 상황에서 문화예술계 지원은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후원 대가로 뭔가 오갔을 것이란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데다 검찰이 다른 문화예술계 지원의혹까지 수사대상에 포함시키자 더욱 움추러 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문화예술계에 16억원을 지원한 산업은행은 대외 문화사업 후원을 전면 중단했다. 산업은행은 11월 중순 문화예술계 지원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투명하게 집행한다는 방침만 세운 상태. 문화예술 지원의 큰 손인 삼성그룹에선 이 사건에 관련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물러났고,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 그룹 차원의 지원 이외에는 전무한 상태다.

사건에 직접 관여되지 않은 다른 기업들도 주춤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동종 업계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대외 후원은 가급적 하지 않는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 재계는 17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면 더 위축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내년도 예술계 지원 계획 수립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친분이나 연줄을 통해 ‘복마전’처럼 이뤄지던 지원이 발붙이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젠 명분이 뚜렷하고 투명한 문화예술계 사업에 대한 지원은 확대될 것이란 게 재계관계자의 분석이다. 실제 움츠러든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메세나협의회의 경우 변-신사건의 여파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후원 흐름이 바뀌거나, 후원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기업도 없다”고 말했다. 3월 출범한 중소기업의 예술지원 매칭펀드에는 지금까지 26건의 결연사업이 성공해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예술계 지원에 적극적인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일각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메세나 활동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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