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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세돌 역전 결정타…조한승 또 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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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세돌 역전 결정타…조한승 또 분루

입력
2007.10.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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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조한승. 조한승이 제1국에 이어 이번에도 초반에 유리했던 바둑을 아쉽게 역전패했다.

이날 대국 역시 제1국 때와 마찬가지로 초반은 조한승이 유리한 흐름이었다. 바둑이 시작돼 채 30수도 지나기 전에 이세돌이 큰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1도> 우변에서 1로 내려선 수가 엄청난 손해수다. 이세돌은 대국 당시 흑이 자충 때문에 A로 물러서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정말 어이없는 대착각이다.

물론 그냥 2로 막아서 아무 수도 안 된다. 이곳은 백이 정상적으로 끝내기를 한다면 <2도> 1로 단수 친 다음 10까지 계속 선수 끝내기를 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스스로 그런 맛을 다 없앴으니 무려 10집 이상의 손해다. 게다가 그 후유증으로 백돌이 14, 16으로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게 돼서는 흑이 아주 편한 흐름이다.

그래서 이세돌은 점심시간에 식사도 거른 채 혼자 대국실 옆 휴게실에 앉아 계속 무어라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대국 상황을 곱씹어 보는 등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서서히 반전되기 시작했다. 워낙 낙관파로 소문난 조한승이 형세가 유리하다고 보고 조금씩 물러서는 사이 백이 좌하귀 쪽을 크게 집으로 굳혀서 어느덧 형세를 상당히 만회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드디어 이세돌의 결정타가 터졌다. 조한승이 그동안 좌하 방면을 모두 백집으로 내주면서 중앙을 두텁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 백돌을 강력히 공격하지 않고 계속 딴전을 부리며 주춤주춤하자 오히려 이세돌로부터 결정적인 반격이 날아들어 왔다.

<3도> 1 때 2로 밭 전자 가운데를 찔러간 수가 정말 비수처럼 날카롭다, 조환승이 마땅한 응수가 없어 3, 5로 두어 좌우의 흑이 따로 살림을 차리겠다고 했지만 계속해서 6의 치중이 사실상 이 바둑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국 10까지 흑돌이 차단되자 이제는 A면 흑돌이 다 잡히므로 11로 연결할 수 밖에 없는데 그 틈에 백이 12, 18로 반상 최대의 곳을 차지해서는 도저히 흑이 덤을 낼 수 없는 형세가 됐다.

이후 조한승이 끈질긴 추격을 펼쳐 차이는 상당히 좁혀졌지만 아무리 해도 도저히 형세를 뒤집을 수 없다고 판단한 조한승이 212수에 이르러 결국 돌을 거두었다. 사이버오로에서 해설을 맡았던 한상훈(초단)은 “끝까지 두었으면 백이 한 집반 정도 이기는 바둑이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조한승 초반에 유리했던 바둑을 끝까지 확실히 마무리 짓지 못하고 두 번씩이나 역전패, “(승부근성이) 2% 부족하다”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이번에도 떼어내지 못하게 됐다.

박영철 바둑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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