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디지털 기기에 미니멀리즘 바람이 불고 있다. 미니멀리즘은 성능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기기를 얇고 작고 가볍게 만드는 차원을 넘어 구성품을 극단적인 차원까지 최대한 줄이는 것을 말한다.
그 결과 본체 없는 컴퓨터(PC)처럼 파격적인 제품이 등장한다. PC, 게임기 등에 불고 있는 미니멀리즘은 특이한 디자인과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덕분에 눈길을 끌고 있다.
■ 본체없는 PC 애플 '아이맥'
애플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아이맥’은 본체가 없는 획기적인 컴퓨터다. 오직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로만 구성돼 있다. 컴퓨터 본체는 놀랍게도 두께 3.1㎝에 불과한 LCD 모니터 속으로 들어갔다.
DVD롬 드라이브, 하드디스크 등 각종 주변기기도 모두 얇은 모니터에 흡수됐다. 그 바람에 모니터 연결선 등 불필요한 선이 사라지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장점이 있다.
본체 뿐만이 아니다. 키보드도 종잇장처럼 얇게 만들었다.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키보드의 두께는 8.4㎜로 채 1㎝가 안 된다.
애플이 이처럼 최적화된 미니멀리즘을 구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중앙처리장치(CPU), DVD롬 드라이브 등 노트북용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미니멀리즘뿐만 아니라 소재와 이용자 환경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며 “환경 문제를 감안해 재활용하기 쉽도록 케이스를 알루미늄, LCD 화면을 강화 유리를 사용했고, 윈도비스트와 애플용 운용체제인 ‘레퍼드’ 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 스탠드를 닮은 PC 한국HP '터치스마트PC'
한국HP가 출시한 ‘터치스마트PC’는 본체가 없고 모니터만 있어 마치 스탠드를 연상케 한다. 본체는 모니터의 넓적한 받침대 속에 숨어 있다. 본체를 모니터 받침대 속에 숨길 수 있었던 비결은 애플과 마찬가지로 노트북용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
19인치 와이드 스크린 방식의 LCD 모니터에는 터치스크린 방식이 적용됐다. 이유는 PC를 개인이 아닌 가족용 공동기기로 활용하라는 뜻이다.
거실 등에 PC를 놓고 모니터에 손만 대면 가족들도 일정관리, 영화나 음악 감상 등을 쉽게 할 수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거실 등 보이는 곳에 배치하다 보니 디자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모니터와 본체가 분리되면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딱딱한 기계 느낌을 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적용해 본체와 모니터를 일체화하고 크기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 외유내강 PC 삼성전자의 '슬림형 매직스테이션'
삼성전자가 내년을 겨냥해 내놓은 슬림형 매직스테이션 PC 시리즈는 한 뼘도 안 되는 폭 5.5㎝의 초박형을 자랑한다. 높이도 26.5㎝에 불과해 책상 위에 세워놓으면 두꺼운 책처럼 보인다.
외형은 얇고 작지만 특별한 기능이 있다. 슬림PC로는 처음으로 내부에 하드디스크를 추가로 장착할 수 있는 확장공간이 있다.
따라서 PC를 사용하면서 자료가 늘어나 하드디스크를 추가로 부착해야 할 경우 손쉽게 추가 하드디스크를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 동안 슬림PC는 하드디스크를 장착할 수 없다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했다”며 “외관은 미니멀리즘이지만 내부 확장성은 더욱 늘어난 외유내강형 PC”라고 강조했다.
■ 점점 작아지는 게임기 PSP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에서 지난 달에 내놓은 휴대용 게임기 ‘신형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은 외관이 더욱 작고 얇아졌다.
무게는 189g으로 기존 제품(280g)보다 33% 가벼워졌고, 두께는 18.6㎜로 기존 제품(23㎜)보다 19% 얇아졌다. 그 동안 PSP는 휴대용 게임기치고는 크기가 커 여성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신형 PSP는 이런 문제점을 해소했다. SCEK 관계자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통해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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