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서남표 총장이 교수, 학생에 이어 이번에는 ‘일 안하는’ 직원을 퇴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수와 함께 ‘철밥통’이라는 지적을 받는 국내 대학 직원 사회에도 구조조정 회오리가 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16일 KAIST에 따르면 서 총장은 15일 교내 창의학습관에서 지난해 7월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전체 직원회의에서 “일 잘하는 직원은 정년을 보장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내보내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교수 정년이 65세인데 비해 직원은 최장 61세로 큰 차이가 난다”며 “정부에서 허락할지 모르겠지만 일 잘하는 직원은 정년을 65세까지 보장해야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내보내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AIST 직원의 정년은 책임급이 61세, 선임급 이하는 58세다.
서 총장은 이어 “우리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경쟁이 없기 때문”이라며 “교수나 직원도 한번 채용되면 대부분 정년이 보장되는 것이 문제”라며 강력한 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KAIST는 서 총장의 지시에 따라 조만간 직원 평가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학교에 몰아치는 혁신의 바람을 직원이라고 피할 수 있겠냐”며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KAIST는 지난해 말 학칙을 개정, 올해 신입생부터 일정 학점 이하로 떨어지면 수업료(연 1,500만원)를 차등 징수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테뉴어(tenureㆍ정년보장) 심사에서 신청 교수 35명 중 43%인 15명을 탈락시켜 교수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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