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거의 안 돼요. 어떡하면 잘 되려나."
"일자리도 없고 쓸 돈이 없어서 그래요. 제가 경제를 살릴게요."
16일 오후 서울 신촌로터리의 한 야채 노점. 1만원을 건네고 밤과 대추를 한 봉지씩 산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노점 주인 정정화(76) 할머니에게 "좋은 세상 만들고 희망을 드리려 대선에 출마했다"며 이렇게 위로했다.
14일 창조한국당을 띄우며 대선 행보의 닻을 올린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이날 '사람 속으로'라는 제목의 민생투어를 시작했다.
지하철을 타고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로부터 직접 민생고를 듣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반(反)한나라당 진영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뿐 아니라 자신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듯 했다.
행사 출발지인 2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 1,000원을 건네고 표를 구입해 지하철에 탄 문 전 사장은 신촌으로 이동했다. 연봉만 10억원이 넘었던 문 전 사장에게 "지하철을 자주 타느냐"고 물었다. 그는 "약속시간에 늦을 때는 지하철을 애용했다. 심야에 자가용 기사를 퇴근시킨 뒤 귀가할 때는 택시도 많이 탔다"고 답했다.
신촌 거리의 시민 가운데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꽤 많았다. 젊은 학생들은 카메라폰을 들고 그의 얼굴을 촬영했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지 2개월이 되지 않아 저조한 인지도가 고민이었던 문 전 사장은 이런 적극적 반응에 고무된 듯 했다.
문 전 사장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대부업 이자율을 49%에서 20% 수준까지 낮추겠다. 포스코나 유한킴벌리 같은 기업을 수십개 더 만들겠다. 대학 등록금을 낮추겠다"며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17일부터 심야 TV 토론 출연 등을 통해 '사람 중심의 깨끗한 경제론'을 전파해 이 달 말까지 현재의 5%대 지지율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문 전 사장은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국민들은 우리나라 양대 정당을 부정한다. 한나라당은 차떼기 부패 정당이고 다른 당은 기회를 줬지만 민심을 잃었다. 국민후보인 내가 어디와 단일화를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부정적 견해를 펼쳤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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