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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청소년 문학상' 9월 시 장원/ 경남 삼랑진고 최동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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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청소년 문학상' 9월 시 장원/ 경남 삼랑진고 최동호군

입력
2007.10.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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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 청소년 문학상’ 9월 시 장원에 최동호(경남 삼랑진고)군의 <음악으로 비어가는 시간> 이 뽑혔다.

이야기글 부문에는 강준원(대원외고)군의 <배터리가 없습니다> , 비평ㆍ감상글에는 박수진(선영여고)양의 <교육 공공성의 위기> , 생활글에는 이호준(한국조리과학고)군의 <멀고 먼 학교지만> 이 각각 장원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문장’ 홈페이지(www.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 음악으로 비어가는 시간

최동호(필명 치현)

고양이가 내 영혼을 핥는다.

소름으로 진동하는 짧은 박자들

못갖춘마디 같은 혈관에서

울먹울먹 거리는 혈액들

까칠한 혀가 나를 덜어내면

나는 내 몸에서 멀어진다

틈틈이 비어 있는 공간마다

축축하게 젖어 은신한 노래

툭 건드리면 괴성을 터뜨릴 록부터

세상을 식힐 가을 같은 발라드까지

누런 일기장에 빼곡히 들어선 글자들이

보이지 않는 무늬로 드러난다

애써 모른 채, 그렇다면 도대체

내게 빠져있는 음표들은

어떻게 자취도 없이 사라진 걸까

어디서 가는 몸을 겨누고 있을까

팔분음표가 땀방울 미끌리듯

육체 이탈한 영혼

고양이는 지그시 눈을 감고

좌우로 탕탕 꼬리를 치고

시간에 없는 도돌이표를 찾고 있다.

▲심사평

치현의 <음악을 비어가는 시간> 은 청각과 시각이 잘 어우러진 공감각을, 언어로 맛깔스럽게 그려낸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시적 자아가 시선을 고정했을, 고양이가 어딘가를 핥고 있는 순간으로부터,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음악의 흐름을 읽어낸 인식이 보통 수준을 넘는 작품이었습니다. 땀방울을 팔분음표로 바라보는 시선과 고양이가 꼬리 치는 모습을 도돌이표로 바라보는 재치 넘치는 시선이 시의 매력을 한층 더해주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김경주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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