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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그림이 박수근 작품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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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그림이 박수근 작품 둔갑

입력
2007.10.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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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미공개 작품 2,800여점의 위작 논란과 관련, 검찰이 이 화백의 아들이 작품 위조와 유통에 관여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변찬우)는 논란이 된 두 화백의 작품 2,800여점을 전량 검증한 결과 위작이라고 최종 판단, 이 작품을 보유했던 김용수 한국고서협회 고문에 대해 사기, 위조사서명행사 등 혐의로 조만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검찰은 2005년 당시 김씨가 보유했던 작품 일부를 공개경매에 내놨던 이 화백의 아들 이태성씨가 작품 위조ㆍ유통 과정에 공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이씨는 현재 일본에 머물며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김씨 등이 서울 황학동 등에서 그림을 수집, 서명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위작을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결과 김씨가 박 화백의 작품이라고 주장한 풍경화 등 20여점이 1956년 중학생이었던 이모(여)씨가 그린 그림으로 밝혀졌다. 또 작품 감정 결과, 그림에 사용된 물감이 1980년대 이후 생산된 재료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위작 논란은 2005년 3월 이씨가 부친의 50주년 기념사업을 맞아 서울옥션 경매에 내놓은 작품 8점 중 4점이 낙찰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김씨도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두 화백의 작품 수백 점을 공개했고, 이때 한국미술품감정협회가 모든 그림이 위작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커졌다.

두 사람과 감정협회가 맞고소를 하며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58점을 추출해 감정한 검찰은 2005년 10월 “대부분 위작으로 의심된다”고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검찰은 김씨로부터 압수한 두 화백의 그림 2,800여점에 대한 전량 감정을 실시하며 위작의 제작 및 유통 경로를 수사해왔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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