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58)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35)씨 비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신씨가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 거액의 후원금을 낸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에 대해 제3자 뇌물제공 혐의를 적용,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6일 김 총재를 재소환, 성곡미술관에 후원금 7,000만원을 제공한 경위를 조사했다. 검찰이 김 총재와의 접촉 사실을 시인한 변씨의 진술, 최근 확보한 100여 통에 달하는 두 사람의 통화내역 등을 제시했지만 김 총재는 “통화는 했지만, 변씨로부터 후원금 지급을 부탁받은 기억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변씨가 기업에 성곡미술관 후원을 청탁해 신씨가 이득을 얻도록 했다며 두 사람에게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한 만큼, 변씨의 요청에 따라 후원금을 제공한 김 총재에 대해서도 제3자 뇌물제공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변씨가 달라고 해서 준) 요구성 뇌물인데 김 총재가 계속 부인하면 가벌성(처벌이 가해질 수 있는 특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며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