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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의원들 "대운하 공약 무기명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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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의원들 "대운하 공약 무기명 투표하자"

입력
2007.10.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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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이명박 후보의 대선 핵심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를 가졌다. 대운하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당내에서부터 먼저 교정해 보겠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자리였다.

하지만 경선 당시부터 대운하에 부정적이던 박근혜 전 대표 측 의원들이 "대운하를 당 공약으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원총회의 무기명 표결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분명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이 후보 측은 이날 단단히 준비한 듯 했다. 의총장에 슬라이드와 동영상까지 갖췄고,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와 정동양 한국교원대 교수 등 대운하 전문가 7명을 이날 설명회 패널로 참석시켰다.

이 후보 최측근 이재오 최고위원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9월 자신이 참가했던 '한반도 큰물길 자전거 탐방'행사 동영상을 방영한 뒤 와이셔츠 바람에 분필을 잡고 직접 대운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15대 국회 때 이 후보로부터 대운하 이야기를 듣고 이 나라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며 "대운하는 국토를 재창조하고 대개조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운하 특위위원장인 박승환 의원이 대운하 공약을 설명했다. 그는 "대운하는 인간과 자연 모두를 위한 친환경 프로젝트이고 성장과 발전을 지향하는 경제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 참석한 친박(親朴) 의원들은 그 다지 공감하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 최고위원의 활동상이 담긴 동영상이 방영되자 "지금 뭐 하는 거냐"는 비아냥도 터져 나왔다.

유승민 의원은 발언대로 나와 "대운하에 대한 주입식 교육을 받은 것 같다"며 "어쨌든 대운하를 한나라당 대선공약으로 채택하려면 의원총회에서 찬반토론을 거친 후 무기명 투표로 당론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두고 당내 찬성과 반대가 엇갈렸을 때도 의원총회에서 무기명 투표를 거쳤다"며 "대운하는 행복도시보다 더 중요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병석 의원이 "그때는 법안이었고 이건 법도 아닌데 무슨 비밀투표를 하느냐"고 맞받아 한때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되기 했다.

이어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성조 의원이 발언대로 나와 "운하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물류이고 경제인데, 지금으로 봐서는 도저히 기업이 운하를 이용할 것 같지 않다"며 운하의 비경제성을 재차 꼬집었다.

이날 설명회는 박승환 의원이 "앞으로도 계속 논의하고 머리를 맞대서 수정할 대목은 수정하겠다"는 말로 대충 마무리 됐지만 대운하가 이 후보의 공약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공약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보여 줬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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