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5일 대통합민주신당의 17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지명대회에서 지역 및 모바일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총 유효투표수 49만5,911표 중 21만6,984표(43.75%)를 얻어 16만8,799표(34.04%)에 그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누르고 후보가 됐다. 이해찬 전 총리는 11만128표(22.21%)로 3위를 기록했다.
정 후보는 이날 지역 경선과 여론조사에서 8만1,243표와 44.06%를 획득해 1위를 차지해 승부를 갈랐다. 손 전 지사는 세 차례의 휴대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조직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로써 지난달 15일 제주ㆍ울산을 시작으로 한달간 진행된 경선은 막을 내리고 신당은 본격적인 대선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신당 대선후보가 선출됨에 따라 64일 남은 대선을 향한 신당과 한나라당과의 전면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이인제 의원, 범 여권 ‘장외후보'로 독자행보를 하고 있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등과의 범 여권후보 단일화 논의도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벅찬 감동과 함께 바위덩어리 같은 무거운 역사적 책임을 느낀다”며 “12월에 반드시 승리해 여러분의 선택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후보는 “국민경선을 끝까지 완성해준 손학규, 이해찬 후보께 감사 드린다”며 “지난 두 달 치열하게 경쟁하는 과정에서 상처와 분열이 생겼지만 이제 치유와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당내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온 몸을 던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이어 새로운 통합의 정부를 만들어내자"며 "역사는 대한민국에 산업화 30년과 민주화 20년을 뛰어넘어 새로운 변화와 새로운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시장 만능주의와 20%만 잘살고 80%는 버려지는 돈 있고, 땅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약육강식 경제, 이명박 식 경제를 거부한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뒤 차별 없는 성장,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경제를 제시했다.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는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그러나 경선과정에서 깊어진 당내 갈등을 치유하는 한편 경선의 저조한 투표율과 조직동원 의혹에 따른 취약한 대표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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