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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자실 폐쇄… 뜨악한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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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기자실 폐쇄… 뜨악한 공무원들

입력
2007.10.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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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싸움에 낄 생각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세종로 중앙청사를 관리하는 행정자치부 한 관계자는 13일 미관을 이유로 외교통상부 ‘로비 기자실’의 의자 등 일부 물품을 수거한 것과 관련, 이같이 말했다. 순전히 국정홍보처가 한 일이고 우리가 괜히 기자실 폐지에 앞장서고 있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15일로 나흘째 서울 도렴동 청사에 마련된 통합브리핑 센터 사용을 거부한 채 ‘로비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외교부 출입기자들을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심사도 편치 않은 듯 했다.

국정홍보처 홍보대로라면 통합브리핑 센터가 운영될 경우 무척 편해질텐데도 어떤 공무원은 언론자유를 걱정해주기도 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이날 “언론의 역기능만 부각시켜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해서는 이 정부의 치적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향후에 전제(專制) 정권이 들어서면 어떻게 악용할 지도 모르는 일이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몇몇 외교부 직원들은 “도대체 뭘 하자는 지 모르겠다”며 “예쁘게 꾸민 게스트 하우스만 망쳤다”고 불만 가득한 목소리를 냈다. 별관 1층 게스트 하우스를 헐고 대다수 기자들이 이용을 거부한 통합브리핑센터를 만들면서 주한외교사절 등 외국 손님들이 빈번하게 드나드는 외교부 청사가 흉물스럽게 됐다는 푸념이었다.

사실 이번 사태로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외교부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통합브리핑센터 이용을 거부하는 기자들로 인해 11주나 내외신 정례기자회견을 걸러 비판의 표적이 됐다.

북핵, 종전선언 등 수많은 중요 현안이 냉ㆍ온탕을 오가듯 기사화되고 있지만 청와대나 국정홍보처 눈치를 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기자실 폐지 갈등에 “행복하지 않다”고 했던 송 장관은 14일 로비 기자실을 바라보며 “나도 피해자”라며 고개를 저었다.

정치부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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