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을 시작할 때는 정말 될까 하는 의심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원만하게 복원을 마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신계사 현장에서 복원작업을 지휘한 도감 제정 스님(45)은 복원된 신계사가 일제 때 문화사적을 정리한 <조선고적도보> , 남아있는 주춧돌과 사진, 신계사에서 태어나 18세까지 산 석정 스님의 증언 등으로 고증작업을 거쳐 100% 가까이 옛 모습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조선고적도보>
법당의 단청도 통일신라 말 ~ 고려 초쯤의 것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에 어울리게 15~20년 정도 지난 것처럼 보이게 은은한 색감이 나게 했으며, 석축도 세월이 좀 지난 것처럼 만들었다.
제정 스님은 "지난해 10월 북한 핵 문제가 불거져 남북관계가 긴장됐을 때 금강산도 긴장된 분위기였으나 최근 남북정상회담으로 전체 분위기가 원만해졌다"고 말했다.
복원 작업에 가장 큰 애로는 수송 문제였다. 북측의 승인을 얻어 자재, 기술자를 한 번 가져오려면 최소 7일에서 10일이 걸리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또 건축 용어, 접근 방법 등이 다른 것도 어려운 점이었다.
단청 색깔 하나 정하는 데 3일이 걸리기도 했다. 발굴, 해석상의 차이도 장애였다. 가령 북측은 무조건 설계도면대로 시공하려 하고, 남측은 설계도면에 하자가 있으면 수정해 준공도면을 따로 만들어 시공하려 했다.
신계사는 북측의 군사지역이라 제정 스님은 고성항 근처의 숙소에 머물며 오전 8시에 신계사로 올라가서 오후 5시면 내려오는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 복원된 법당에 불상과 법구가 갖추어져 이를 돌볼 스님이 필요해졌다. 향후 신계사에 남측 스님들이 상주하는 문제에 대해 제정 스님은 "북측과 협의해봐야 한다.
스님들이 수행하는 선방을 마련하는 것은 북측에서 아직 그 정도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제정 스님은" 향후 기회가 되면 내금강, 개성, 평양 등에서도 통일불사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며 "신계사가 통일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신도량으로 기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장안사 유점사 등 내금강의 불교 유적 등 향후 복원 불사에 대해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남북이 합의가 돼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뭐 하자고 할 시기는 아니고 서로서로 생각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금강산=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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