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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후변화 위기 일깨운 노벨 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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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후변화 위기 일깨운 노벨 평화상

입력
2007.10.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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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위원회가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인류의 절박한 위기임을 일깨웠다. 평화상위원회는 기후변화 위기를 경고하고 대응책을 찾는데 앞장선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를 올해 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는 수상자들의

업적을 기리는 차원을 넘어, 기후변화를 심각한 '전 지구적 위기'로 규정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등 위기 대응을 서두를 것을 전 세계에 촉구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 평화상의 상징성은 고어의 수상에서 두드러진다. 그는 대선 패배 뒤 환경운동에 전념, 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제작 등을 통해 국제적 명망을 얻었다.

그러나 평화상위원회는 구체적 업적보다는 그의 정치적 위상과 '미스터 환경'이라는 간판스타 이미지에 주목했다는 분석이다. 유엔기구를 공동 수상자로 택한 것과 함께, 기후변화 위기가 세계 각국 정부가 공동 대응해야 할 시급한 정치적 과제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점에서 이번 평화상은 평화에 기여한 공적을 기리는 데 치우친 전례에 비해 각별한 의미가 있다. 평화상위원회는 2004년 케냐 환경운동가를 수상자로 선정한 적이 있으나, 이번 수상자들은 활동 범위와 영향력이 다르다.

특히 우연치 않게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 미국의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수상자로 선택한 상징성이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미 공화당 정부가 온실가스 규제를 위한 쿄토의정서 협상에 소극적이었고, 정권 교체가 유력한 상황과 연결짓는 시각이다.

그러나 고어의 정치적 장래에 주목하거나, 스스로 대선 출마 등을 도모하는 것은 평화상

의 큰 뜻을 저버리는 잘못이라는 지적이 많다. 평화상위원회가 기후변화 위기를 전쟁과 빈곤 등 오랜 숙제와 나란히 인류의 생존과제로 규정한 뜻을 좇아, 각국 정부와 민간이 함께 구체적 해결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는 얘기다. 어느 나라보다 온난화 피해가 큰 우리 사회도 새롭게 각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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