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가 추진하고 있는 경전철 사업이 잇달은 악재로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총 6,970억원을 들여 구갈∼강남대∼동백∼시청(용인대)∼명지대∼송담대(운동장)∼에버랜드 간 15개 역, 18.4㎞의 경전철을 2009년 6월 개통키로 하고 현재 토목공사에 한창이다. 최근 60%의 공정률을 넘긴 이 경전철이 완공될 경우 하루 14만명이 무인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궤도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여 주변 42번 국도의 만성적인 교통난이 크게 완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용인경전철 사업은 초기단계부터 심각한 재정난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전철과 연결되는 전철 분당선 연장구간이 일러야 2011년 개통할 예정이어서 환승수요 감소로 개통초기 막대한 운영손실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분당선 연장구간과 환승이 안 되면 승객수요가 예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면서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건교부 등에 연장구간 조기개통을 요구하고 있지만 2011년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시는 운영수입이 예상의 90%를 밑돌 경우 부족분을 향후 30년간 운영권을 보유한 캐나다 봄바디어사에 물어줘야 해 최악의 경우 연간 600억∼7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환승이 3년만 늦어져도 건설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억원의 막대한 혈세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환경부가 팔당수계 오염총량제 도입과 관련, 경안천 수질기준을 4.1ppm으로 유지하라며 시의 동부권 개발에 제동을 걸고 나와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기준을 맞추려면 시는 2020년 130만명 수용규모의 도시계획을 짜면서 예정한 동부권 개발계획의 70%를 포기해야 한다. 이 경우 노선 대부분이 동부권을 통과하는 경전철도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다.
용인경전철사업단 관계자는 “환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하루 1,2억원이, 환승이 이뤄져도 동부권 개발이 축소되면 하루 1억원가량의 수입 축소가 예상된다”면서 “용인경전철은 환승수요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환승이 늦어지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개통을 6개월 늦춘 2010년 초로 변경하는 한편 환승역인 구갈역에서 분당선 연장구간의 보정역과 수원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개설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애쓰고 있으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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