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수감된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35)씨에 대한 검찰의 보강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박문순 성곡미술관장 자택에서 발견된 뭉칫돈 60억여원의 출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돈의 출처나 성격 등이 계속 오리무중이여서 의문만 증폭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14일 “지금까지는 이 돈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중 일부라고 볼 만한 어떠한 정황이나 가능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이 괴자금은 박 관장의 남편인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이 빼돌린 회사 공금이거나 노 전 대통령이 보관을 부탁한 비자금일 것으로 추정돼 왔다.
검찰은 우선 노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노 전 대통령은 현금이나 수표가 아닌 주식 형태로 보관했음을 확인했다. 구본민 차장검사는 “노 전 대통령이 주식으로 남긴 자금이 돌고 돌아 김 회장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은 적다”며 “최근 시중은행들의 수표 원본 마이크로필름에 대한 기록 분석도 했지만 노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2000년 개인 부채를 갚기 위해 횡령한 회삿돈 310억여원 중 일부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검찰은 12일 중구 저동 쌍용양회 본사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주말과 휴일 이틀 동안 검토했지만 특별한 소득은 올리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자금 출처 확인을 위해선 김 회장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해 수사가 난관에 봉착해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회장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김 회장의 조기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자금 출처와 관련해 박 관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관장은 그동안 검찰 조사에서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주변 지인들로부터 조금씩 받은 돈을 모은 것”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해명으로 일관하며 자금의 불법성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