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개막 전까지 ‘마린 보이’ 박태환(18ㆍ경기고)의 전국체전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점친 이는 많지 않았다. 2005년 울산 체전에서 4관왕에 오르며 이미 한 차례 MVP를 차지했고 또 이미 ‘월드스타’로 성장한 박태환이기에 다른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박태환은 ‘빛고을’ 광주에서 폐막된 제8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이론의 여지 없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사상 두 번째 MVP에 뽑혔다. 박태환은 대회 최종일인 14일 기자단 투표에서 총 19표를 얻어 2표에 그친 여자수영의 새별 최혜라(16ㆍ서울체고)를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고 대회 최우수 선수에 등극했다. 이로써 박태환은 99년 김태현(역도)이 통산 3번 MVP 수상에 성공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전국체전 MVP를 2회 이상 수상한 선수가 됐다.
박태환의 MVP수상에 가장 결정적인 몫을 한 건 13일 남고부 자유형100m였다. 박태환은 49초32의 기록으로 작년 12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50초02)을 0.7초 앞당겼다. 한국 남자수영에서 44년 만에 ‘마의 50초대’를 넘어선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전날까지 ‘표심’은 박태환이 아닌 여자수영의 최혜라와 정슬기(19ㆍ연세대)쪽으로 기울었다. 둘 모두 박태환에 앞서 한국신기록을 세웠고 ,특히 최혜라는 이번 체전을 통해 새롭게 주목 받는 스타로 떠올랐기 때문. 하지만 대회 최종일 2년 연속 5관왕과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박태환에게 기자단의 표가 몰렸다. 박태환은 “정슬기 등 다른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두 번이나 MVP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회 마지막 날 육상에서 고대하던 한국 신기록이 나왔다. 남자 원반던지기의 최종범(27ㆍ태백시청)은 남자 일반부 1차 시기에서 58m68을 던져 작년 4월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기록(57m48)을 1m20㎝ 늘렸다.
지난 8일 개막한 88회 전국체전은 경기도가 종합점수에서 1위를 차지, 대회 6연패를 달성하며 막을 내렸다.
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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