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의 한국시장 공습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차의 진출 확대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도하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대중 브랜드인 혼다가 예상 밖의 인기를 끌면서 촉발됐다. 이에 따라 브랜드도 프리미엄급에서 도요타 닛산 혼다 미쓰비시 등 대중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도요타와 닛산은 혼다의 성공에 고무돼 당초 계획을 앞당겨 한국 시장 타당성 조사에 나선 상태다. 내년에는 일본 대중 브랜드의 공식 론칭이 잇따를 전망이다.
닛산, 미쓰비시 한국 진출 공식화
2005년 한국시장에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를 선보인 닛산은 최근 내년 10월 저가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한국 진출을 부인하던 자세가 180도 바뀐 것이다. 콜린 닷지 닛산자동차 수석부사장은 “한국 수입차 시장 변화에 따라 지금이 닛산을 투입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자동차 업체를 의식한 듯 “닛산은 현대차가 아니라 혼다 폴크스바겐 크라이슬러 등과 격렬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했다.
미쓰비시 자동차도 대우자동차판매를 통해 중저가 차량을 국내시장에 상륙 시킬 예정이다. 대우자판은 연말께 일본 미쓰비시와 독점 수입ㆍ판매 계약을 체결, 내년 중순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파제로 등 3종의 차량을 국내에 들여온다. 미씨비시의 전기차 등 친환경차도 도입할 방침이다.
한국시장에서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 것으로 지적되는 도요타는 아직 대중 브랜드 도입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도요타는 닛산 등 다른 브랜드의 한국시장 진입 상황을 지켜보고 나서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 브랜드도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혼다는 중저가 실속형 차량을 추가로 들여와 바람몰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서 소형차를 주로 생산하는 마쓰다, 스즈키, 다이하츠, 스바루 등도 한국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대중 브랜드 한국 시장 시장 변화
일본 대중 브랜드의 진출이 국내 완성차 업체에 미칠 시장충격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일본 대중 브랜드는 세계시장에서 현대차와 경쟁을 하고 있는 데다 아직 일본차 품질이 우수하다는 소비자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가 일본차로 대거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이 경우 현재 5% 안팎인 수입차 점유율이 최고 10%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이다.
특히 닛산 대중 브랜드의 경우 르노삼성과 시장에서 출동할 가능성도 있다. 르노삼성은 SM시리즈가 닛산 티아나와 동등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미지를 강화해왔다. 더구나 티아나의 후속모델 격인 알티마가 투입되게 되면 SM시리즈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일본 대중차 수입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도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차가 국내에 많이 들어오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시각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노사문제나 의사결정 방식 등 많은 부분에서 체질개선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체질개선에 성공하면 수입차 시장을 다시 점유율 5%대로 묶어 놓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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