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로 코엘료 지음ㆍ임두빈 옮김 / 문학동네 발행ㆍ400쪽ㆍ1만1,000원
‘포르토벨로의 마녀’라 불리던 한 여자에 대해 여러 주변 사람들이 증언하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참혹한 모습으로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그녀의 일대기를 지인들의 기억으로 복원하는 중인 것이다.
증언에 증언이 덧대어질수록 본명이 ‘셰린 칼릴’인, 주로 ‘아테네’로 불리며 ‘위대한 어머니’를 섬기는 컬트(cultㆍ신흥종교)의 전도사 ‘아야소피아’로 추앙받는 그녀의 면모가 차츰 드러난다.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11분> 등 잠언풍의 소설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둔 브라질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은 단출한 전개의 전작들과 사뭇 다른, ‘퍼즐 맞추기’ 식 구성을 보여준다. 베로니카> 연금술사>
하지만 퍼즐 조각을 들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계모, 생모, 전 남편, 기자, 술집 주인 등등 많은 화자들은 같은 책을 나눠 읽듯 아테네의 행적을 모순이나 중복 없이 증언하고 있으니 말이다.
주어의 변주가 있을 뿐 이 소설 역시 ‘코엘료 표 잠언’으로 그득하다. 입양아 출신에 이혼, 교회에서의 파문, 이단 종교라는 비난 등 겹겹의 고난을 딛고 자유로운 정신과 사랑을 설파하는 아테네는 ‘위대한 어머니’의 현신일뿐 아니라 코엘료의 현신이기도 하다. 아테네가 다이어트에 대해 말한다.
“칼로리를 인위적으로 태우는 대신, 그것을 꿈을 이루기 위한 투쟁에 필요한 에너지로 승화시킬 길을 찾길 바랍니다.”(367쪽)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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