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드워드 윌슨 지음ㆍ권기호 옮김 / 사이언스 북스 발행ㆍ248쪽ㆍ1만2,000원
블루길, 배스(큰 입 우럭), 붉은귀거북…. 우리 자연은 인공의 손길에 의해서만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 공해와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금 우리 하천은 옛날에는 듣도 보도 못한 외래 어종들로 심각한 교란을 겪고 있다. 이 상황을 딴 말로 번역해 보면?
지구생태계가 ‘균질화’의 위협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자생종이 절멸해 외래 경쟁종으로 대체됨에 따라 지구생명의 다양성이 감소하고 지역별 생물 종류의 차이도 줄어든다. 책은 경고한다.
“지구는 대자연이 무수한 실험의 결과들을 제시한 실험실입니다. 그 대자연이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이제 귀 기울여 봅시다.”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자연의 통역사로 나섰다. 자연의 입을 빌어, 오만한 물질 문명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비록 인간이 극지, 심해는 물론 우주까지 가 보았다 할 지라도 현재 살고 있는 지구의 생명 부양 환경이 조금이라도 오작동을 하면 연약하고 보잘 것 없는 호모 사피엔스는 언제든 종말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은 문명론, 우주론적인 수준에서 제기된다. 책은 “현대 문명의 문제는 너무나 더딘 유전적 진화와,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문화적 진화간의 분열에서 발생한다”고 일러준다.
해답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 즉 과학과 종교의 악수이다. 지식 대통합을 말하며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통섭(consilence)을 역설하던 저자는 이 책에서 궁극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과학의 성과물을 널리 알리고, 그것이 종교와 통섭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를 위한 실천적 해답으로 그는 어릴 적부터 자연을 접하고 관찰하게 하여 생명현상의 본질에 다가서게 하는 노력을 들고 있다.
책은 숲을 탐험하던 소년 자연주의자가 세계 곳곳의 생명현상과 인간의 본성을 탐구해 가며 훌륭한 자연 과학자의 꿈에 다가선다는 내용으로, 한 편의 성장소설과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책이 도판과 함께 제시하는 풍부한 생물학적 사례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하버드대학 석좌교수이면서 두 차례 퓰리처상을 탄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78)의 위상은 ‘윌슨주의자(Wilsonian)’라는 생태론 용어로 웅변된다.
그의 생태론 3부작, 즉 <생명의 다양성> , <통섭> , <생명의 미래> 는 과학과 종교가 합쳐진 생명사랑론이면서 대중과학서의 전범을 펼쳐 보였다. 2006년에 쓴 입문서격의 이 책은 종교인에게 부치는 편지의 형식을 빌어 전문용어를 최소화했다. 또 적절히 유머를 섞어, 품격있는 편지 글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과학과 인문학의 행복한 공존을 본다. 생명의> 통섭> 생명의>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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