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들에게 자격증은 좁은 취업문을 뚫을 수 있는 요긴한 도구다. 더욱이 요즘처럼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자조 섞인 유행어가 생겨날 정도로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그런데 자격증을 많이 딴 구직자에게 오히려 감점을 주는 기업이 있다.
12일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따르면 박현주 회장이 이날 하반기 그룹 공채에 앞서 면접관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주어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너무 많은 자격증을 딴 사람은 미래에셋의 인재로 적합하지 않다"며 "이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감점을 주라"고 지시했다.
박 회장은 또 "영업부서는 다르겠지만 본사에 근무할 신입사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과 창의적인 사고"라고 강조했다.
결국 응시자들은 자격증 개수를 뽐내기보다는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보여줘야 300명의 합격자 명단에 들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변재상 인력관리 본부장은 "박 회장의 지시는 맹목적으로 자격증 쌓기에만 열을 올리는 일부 지원자에 대한 경고의 표시"라며 "실제 경험상으로 많은 자격증보다는 건전한 철학을 가진 사람이 회사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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