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검은 12일 오후 신정아(35)씨의 기업체 후원금 횡령 혐의를 수사하다 박문순(53) 성곡미술관장 집에서 발견한 괴자금 60여억원의 출처를 규명하기 위해 박 관장의 남편인 김석원(62)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쌍용양회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중구 저동 쌍용양회 본사로 수사관을 보내 상자 2,3개 분량의 각종 서류를 압수했다.
검찰은 또 뭉칫돈에 포함된 수표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수표 발행 은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받아 수표 발행 요청자와 관련된 기록 검토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전날 영등포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씨를 불러 김 회장이 사면받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검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신씨가 김 회장의 부인인 박 관장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고 변씨에게 특별사면을 청탁한 혐의(알선수재)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 관계자는 “괴자금의 출처와 특별사면 청탁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해외에 있는 김 회장의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김 명예회장의 조기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괴자금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일 가능성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단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IMF 외환 위기로 쌍용그룹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회삿돈 3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배임ㆍ횡령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가 올해 2월 사면ㆍ복권된 이후 외국에서 머물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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