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라이벌이 제대로 만났다.
‘탱크’ 최경주(37), ‘독사’ 최광수(47), ‘필드의 신사’ 강욱순(41)이 9년 만에 라이벌 리턴매치를 벌이게 됐다.
최경주는 12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골프장 남코스(파72ㆍ7,544야드)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2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선두를 달렸다. 뒤를 이어 최광수와 강욱순이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공동 2위.
따라서 3명은 대회 3라운드에서 한 조로 맞붙게 됐다. 98년 경기 포천의 일동레이크골프장에서 열렸던 SK텔레콤클래식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3명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붙었던 이후 9년만의 재대결이다.
당시 이들은 국내 최고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 라이벌. SK텔레콤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3명은 나란히 4언더파 68타로 팽팽히 맞섰지만 3라운드까지 9타차로 앞섰던 최광수가 19언더파 269타로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최경주와 강욱순은 10언더파로 공동 2위. 최광수는 이 대회 우승을 발판으로 그 해 생애 첫 상금왕에 등극하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최경주는 이 대회와 이어진 SBS최강전에서 준우승에 머물며 상금왕 3연패에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최경주는 이듬해 미국무대를 노크했고 강욱순은 이듬해 상금왕에 올랐다.
최경주는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다. 98년을 생각하고 치겠다”면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세 선수는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 팬들이 그 개성 있는 플레이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고 밝혔다.
최경주는 2라운드에서 한때 8언더파로 선두를 질주했지만 후반 1번홀(파5)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OB가 나면서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첫 날보다는 샷 감각이 좋지 않았다.
국내 남자프로골프 시즌 타이 기록인 4승에 도전하는 김경태는 이날 1타를 줄여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공동 4위에 올라 역전의 꿈을 부풀렸다. 세계랭킹 3위 짐 퓨릭은 중간합계 1언더파로 공동 17위에 자리했다.
용인=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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