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여심(女心)을 공략하라는 말이 마케팅의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지는 시대. 여자의 일상을 채우는 가구는 더 말할 나위 없다. 몸의 수고를 덜어주거나 독특한 아이디어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도록 도와주는 똑똑한 가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가장 진화 속도가 빠른 것은 단연 주방 가구이다. 주방은 조리와 청소, 식자재 준비 등 가사노동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만큼 몸이 힘든 곳. 몸의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각종 편의장치가 주방가구에 빠르게 도입되는 이유다.
LG화학의 프리미엄 인테리어브랜드 지인(Z:IN)이 내놓은 ‘서포트바 싱크장’은 설거지를 할 때 허리의 부담을 줄여주는 장치를 장착했다. 개수대 앞에서 식재료를 다듬거나 설거지를 하며 오래 서있다 보면 허리 피로감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개수대에 기대게 되는 데 착안한 것이다.
서포트 바는 무릎과 허리에 무리가 가지않도록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고 전면은 가죽으로 마감돼 약간의 쿠션감이 있어서 편안하게 기댈 수 있다. 싱크대 사용시 옷이 젖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다.
수납장에 디딤판을 설치한 가구도 있다. 요즘은 시스템 가구가 인기를 끌면서 수납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바닥부터 천장까지 수납장을 짜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높은 곳의 물건을 꺼내려면 까치발로 아슬아슬하게 물건을 내리거나 의자를 가져오는 수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
지인의 ‘무빙 수납장’은 수납장의 맨 아래쪽 서랍을 발판 수납장으로 만들었다. 높은 선반의 물건을 꺼낼 때 디딤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사람이 올라서도 움직이지 않게 설계돼 안전한 데다 마른 걸레 같은 청소용품 정리함으로도 요긴하다. 쓰지않을 때는 수납장 안쪽으로 깔끔하게 밀어넣을 수 있다.
웰빙 트렌드를 중시하고 첨단 기능성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신세대 취향에 맞춰 화장대에 화장품냉장고를 빌트인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한샘인테리어가 내놓은 ‘댄디 네오내추럴 화장대’는 가전제품에 속하는 냉장고를 화장대 안에 내장, 화장품을 항상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화장품도 냉장보관을 하는 것이 변질을 막아 피부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화장품냉장고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지만 따로 구입할 경우 화장대 위 공간이 협소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빌트인 제품은 공간활용도는 높이고 피부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수많은 액세서리 수납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여성들을 위한 아이디어상품도 눈길을 끈다. 최근 홈쇼핑 채널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토마토의 ‘사파이어 주얼리 미러’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겉보기에는 보통의 전신 거울과 똑같지만 옆쪽에 있는 잠금 장치를 열고 거울을 열면 목걸이 반지 선글라스 등을 가득 수납할 수 있는 비밀 공간이 나타난다. 화장대 서랍속 상자마다 켜켜이 쌓이기 쉬운 주얼리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어 보관도 편리하고 의상과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거울 앞에서 바로 찾아 걸어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업계는 최근 똑똑한 가구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많은 관심을 모으는 데는 가사 노동에 시간과 노력은 덜 들이면서도 원하는 결과는 확실하게 얻으려는 신세대적 생활양식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지인의 박현신 상무는 “최근 가구는 단순한 수납기능을 넘어서 사용의 편의는 물론 건강까지 배려하는 쪽으로 진화 중”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집약적인 가사노동을 하는 맞벌이 부부나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가구에도 일석이조의 기능을 요구하는 추세는 갈수록 강도가 세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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