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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혼란만 부추긴 'NLL과 영토선'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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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혼란만 부추긴 'NLL과 영토선' 논쟁

입력
2007.10.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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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격한 논쟁을 불렀다. 노 대통령은 그제 정당대표 오찬과 기자간담회에서 "서해 북방한계선은 원래 우리 해군의 일방적인 작전 금지선이었다"며 "이를 영토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NLL 문제는 남북기본합의서에 근거해 대응한다는 기본입장"이라고 전제, 다만 무력충돌 방지와 공동이익을 위해 근본문제는 뒤로 미루고 NLL 위에 새로운 평화협력질서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이 한나라당과 보수쪽의 거센 성토를 부른 것은 '영토선'이라는 생소한 용어를 사용, 'NLL 남쪽은 우리 영토' 라는 인식과 주장을 공박했기 때문이다.

보수세력이 '영해' 등 바다의 질서를 규율하는 개념을 애써 외면하면서 법적 지위와 성격이 크게 다른 '영토' 개념으로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것에 맞부딪치려는 의지로 볼 만하다. 그러나 "헌법 상 북한도 영토인데, 영토 안에 줄 긋고 지킨다면 헷갈린다"고 치달은 것은 국민 인식을 혼란스럽게 한다.

다음달 국방장관 회담 등에서 NLL 재설정 요구를 수용할 뜻이 아니라면, 민감하고 복잡한 NLL 문제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세세하게 국민을 설득하는 것은 오히려 삼가야 한다.

'평화협력지대' 구상에 온 국민이 감동하기를 기대할지 모르나, 긴장 완화와 호혜협력을 바라는 국민 다수도 NLL을 건드리는 것은 꺼림칙하게 여기는 현실이다. 따라서 스스로 밝혔듯이 NLL 문제의 근본해결은 뒤로 미루고, 공동어로수역과 직항로 등에 힘을 쏟는 게 순리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도 왜곡된 논리로 국민 인식을 어지럽혀서는 안 된다. NLL의 지위와 성격을 자의적으로 규정, 어떤 변화도 안 된다고 외치는 것은 분쟁요인을 계속 안고 가자는 얘기다.

특히 직항로 등 평화지대화가 수도권 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은 보잘것 없는 북한 해군과 상륙전 능력을 터무니없이 부풀리는 것이다. 올바른 정치세력과 언론, 국방 전문가라면 긴장 완화를 위해 지혜를 보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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