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 타는 무당 김금화(76)씨가 만신 60주년을 맞는다. 때맞춰 나온 그의 자서전 <비단꽃 넘세> (생각의 나무 발행)는 소설보다 더 기구한 삶을 자신의 입을 통해 풀어 보인다. 비단꽃>
1931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나 12세에 무병(巫病)을 앓기 시작했으나, 억지로 가야 했던 시집살이는 운명을 재촉했다. 고된 시집살이, 2년 만의 탈출, 다시 시작된 1년 동안의 지독한 무병은 예정된 운명이었다. 1년 뒤 외할머니이자 큰 만신 김천일씨에게 받은 내림굿 등으로 만신을 시작했다.
책에는 무당이 된 후 수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모진 삶을 이어가며 우리 시대 만신으로 우뚝 선 이야기가 엮어 나온다. 그는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 배연신굿 및 대동굿 예능보유자로 지정돼 서해안 풍어제의 맥을 잇고 있다.
그의 굿은 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나라굿을 도맡다시피 했다. 로마대학에서 행한 교황의 진혼굿, 오스트리아의 600년 된 성당에서 행한 굿 등 그의 진가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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