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음악은 한 몸이다.'
세계 휴대폰 및 이동통신 업계에 음악 콘텐츠 전쟁이 치열하다. 애플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해외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일찌감치 디지털 음악 서비스에 뛰어든데 맞서, 삼성전자도 SK텔레콤, KTF와 손잡고 디지털 음악 서비스를 시작한다.
휴대폰 및 이동통신업체들이 앞다퉈 디지털 음악 콘텐츠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 특히 애플의 '아이폰', 소니에릭슨의 '워크맨폰' 등 음악 성능을 강화한 소위 '뮤직폰'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사람들의 음악감상 문화를 바꿔 놓았다.
덕분에 올해 뮤직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154%나 급팽창한 3억2,0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올해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29%를 차지하는 규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대폰 업체들이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판매를 늘리기 위해 아예 음악파일을 함께 제공하는 디지털 음악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F는 11일 공동으로 휴대폰과 디지털 음악서비스를 결합한 '휴대폰 뮤직 트라이(Try)&바이(Buy)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이용자가 휴대폰으로 음악을 미리 들어본 뒤 마음에 들면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음악파일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될 영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 휴대폰에 음악파일 10여종과 뮤직비디오 등을 미리 탑재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용자는 전체 노래길이 가운데 1분 가량만 수록된 음악파일을 들어보고, '구입' 버튼을 선택하면 SK텔레콤의 '멜론', KTF의 '도시락' 등 디지털 음악서비스 사이트로 연결돼 바로 해당음악을 구매할 수 있다.
휴대폰에 소량의 음악파일만 탑재하는 이유는 저작권 문제 때문. 많은 음악파일을 탑재하려면 그만큼 저작권료를 내고 구입해야 한다. 3개사는 저작권료 부담을 덜기 위해 공동으로 15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아예 저작권을 소유할 수 있는 디지털 음반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정상급 가수와 작곡자, 음반기획자 등을 섭외할 예정이며, 새로 만든 디지털 음악 및 뮤직비디오 등을 휴대폰 탑재와 함께 인터넷으로도 판매할 계획이다. 통신사와 휴대폰제조사가 아예 제작자가 되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미리 들어보기 위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필요가 없어 무선데이터 이용료를 아낄 수 있다"며 "이용방식도 간단해 디지털 음악서비스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개사가 이 같은 서비스를 추진하는 이유는 애플 노키아 등 세계 휴대폰 업체들의 음악 콘텐츠 서비스에 맞설 수 있는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애플은 '아이폰'에서 무선인터넷으로 디지털 음악파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아이튠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노키아는 음악포털 사이트인 '오비'를 개설해 휴대폰으로 디지털 음악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소니에릭슨도 유사한 '플레이나우'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중이다.
애플, 노키아, 소니에릭슨의 경우 소니BMG, 워너뮤직, EMI 등 세계 유수의 음반제작사와 제휴를 맺고 이미 수십만~수백만곡을 제공하고 있어, 이제 겨우 10여개 곡으로 시작하는 삼성전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동통신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은 디지털 음악서비스 업체인 옴니폰과 손잡고 '뮤직스테이션 라이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월 16달러를 내면 유니버셜, 소니BMG, EMI, 워너뮤직 등 세계 4대 음반사가 제공하는 100만곡 이상의 음악파일을 휴대폰으로 전송받을 수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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