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러시아의 친구가 되고 싶다.”(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프랑스는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다.”(푸틴 러시아 대통령)
9일 모스크바 인근 대통령 별장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간의 앙금을 풀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푸틴 때리기’에 열을 올렸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러시아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도 양국 갈등을 의식한 듯, 19세기 러시아 시를 인용해 “러시아를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며 “그 실체를 있는 그대로 느껴야 한다”며 화답했다.
9일과 10일 이틀동안 러시아를 첫 공식 방문한 사르코지 대통령이 러시아에 화해의 손짓을 보낸 모양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특히 에너지와 항공 분야의 협력을 강조하며 양국간 우호 증진을 희망했고 푸틴 대통령도 이에 화답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0일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에서 두번째 만난 뒤 “이번 회담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줄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내년 임기가 끝난 뒤 프랑스를 방문해 줄 것도 요청했다.
일단 양국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연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란 핵문제 등 국제 현안을 둘러싸고 입장차가 확연해 양국의 관계 증진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란 지적이다.
사르코지는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코소보 독립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푸틴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진행하라는 국제 사회의 요구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도 “이란이 핵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입장 차를 분명히 드러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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