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 서울ㆍ경기 합동연설회는 열기로 절절 끓었다. 9일 1차 모바일(휴대폰) 투표 결과가 뒤늦게 경선 흥행에 불을 댕긴 것이다.
경선 이전 마지막 합동연설회인 이날 세 후보 간 공격의 칼날은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고, 지지자 1,000여명이 벌인 응원 대결도 뜨거웠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의 매서운 공격에 짐짓 여유를 보이면서도 두 사람의 경선 보이콧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경선이 죽어 있던 지난 일주일 간 우리가 2차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받아 먹었어야 했는데 밥상이 엎어졌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 헛발질로 국가 신뢰를 깬 이명박 후보를 우리가 지켜 준 셈이 돼 가슴이 아팠다”고 비꼬았다.
모바일 투표 승리의 의미를 한껏 부각시키고 있는 손 전 지사의 목소리엔 힘이 차고 넘쳤다.
그는 “부패하고 타락한 불법 조직 동원 선거로부터 당과 정치와 나라를 구하겠다고 국민이 나선 결과”라며 “국민의 손이 깨끗한 손, 손학규의 손을 들어 줘 대역전 드라마가 시작됐으니 모바일 투표로 선거 혁명을 완성해 달라”고 역설했다.
정 전 의장을 향한 이 전 총리의 한 마디 한 마디엔 가시가 박혀 있었다.
그는 “(정 전 의장 측의) 불법 명의 도용은 참여 정치를 부정하는 것이고, 범인 은닉ㆍ도피와 압수수색 영장 집행 저지는 법치주의 부정인데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대선후보로는 ‘반칙왕 이명박’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그는 “신당이 반칙하는 후보를 내세워 피와 땀과 열정으로 만든 60년 민주화 운동 성과가 무너지고 민주 진영이 붕괴할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슬프고 원통하다 ”고도 했다.
세 주자는 이날 이명박 후보를 ‘신당 공공의 적’으로 삼고 저마다 3색 필승론을 제시했다. 정 전 의장은 “광주ㆍ전남이 정동영을 택한 것은 5ㆍ18 정신을 계승, 완성하라는 의미이고 부산ㆍ경남의 선택은 영ㆍ호남을 통합하고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으라는 지상 명령”이라며 “20 대 80 사회를 꿈꾸는 이명박 정권을 용납할 수 없기에 정동영이 개성공단을 성공시킨 추진력으로 서민 가정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얼치기 진보, 존경 못 받는 보수가 싫어서 경제나 잘 하라고 이명박 후보에 의탁해 있는 중간층을 손학규가 끌어 와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면서 “나는 과거와 상처가 있는 사람이지만 너그러이 받아 주시면 근사한 집 짓고 돈 많이 벌어 와 편히 살도록 해 드리겠다”고 호소했다.
이 전 총리는 “약육강식 시대, 부익부 빈익빈 시대로 돌아가려는 이명박 후보를 쫓아내는 것이 민주 진영의 마지막 개혁”이라며 “국정운영 능력이 확인된 후보, 노태우 시대를 물리치고 전두환 정권을 쫓아내고 박정희 세력을 몰아낸 이해찬이 이명박 후보를 패퇴시키겠다”고 소리를 높였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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