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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스톡옵션 폐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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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스톡옵션 폐지 검토

입력
2007.10.11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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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했던 국민은행이 향후 스톡옵션제 폐지를 검토중이다. 워낙 문제점이 많은 제도로 지적되어 온데다 금융감독위원회까지 제도개선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장차 은행권에 대대적인 스톡옵션제 손질 바람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0일 "스톡옵션 제도의 구조가 복잡하고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임원들의 보상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고위직에 대한 스톡옵션을 폐지하는 안 ▦스톡그랜트제를 도입하는 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며, 스톡그랜트는 현 시점에서 주식을 무상으로 주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에 따라 31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스톡옵션 부여 관련 의안을 다룰 것이라고 지난달 14일 공시했던 주총소집 결의를 수정, 관련 안건을 삭제했다. 임원에 대해 스톡옵션을 부여하려 했던 기존의 계획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본부장급 이상에 한해 스톡옵션을 주고 있으며, 최근 연임에 성공한 강정원 행장이 최다인 70만주를 갖고 있다. 강 행장이 현재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차익은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김기홍 수석부행장 21만주, 부행장 및 상근감사 각 3만주, 본부장급 각 1만주 등 국민은행은 총 400여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998년 김정태 전 행장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함으로써, 국내 금융계에서 스톡옵션을 첫 도입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스톡옵션 제도는 임원들의 실적을 보상해 준다는 도입취지에서 벗어나, 경영 성과와는 무관한 주가상승의 차익까지 경영진이 누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의 주가상승은 경영을 잘해서라기 보다는 증시활황 덕이 큰 데도, 경영진은 스톡옵션을 통해 회사의 몫까지 대신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대부분 기업들은 스톡옵션을 축소ㆍ폐지해왔지만, 은행권만은 사실상 무풍지대로 남아있었다. 현재 상장된 금융회사 53개 가운데 26개(49.1%)가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어, 이번 국민은행의 개편안은 금융계 전체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어떻게 방향을 잡아가는지가 다른 회사들의 주요 참고 사항이 될 것"이라며 "국민은행이 스톡옵션제도를 바꾼다면 아무래도 기존의 스톡옵션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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