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과 차별화된 한국의 정체성을 담아야 해외에서도 통합니다. 기법상의 새로운 시도는 필요하겠지만 바탕에는 항상 한국 고유의 개성이 깔려 있어야 합니다.”
올해 3회째인 2007 서울아트마켓(PAMS)에 참석한 알랭 파레(57) 시나르(Cinars) 대표가 전하는 해외 시장 공략의 노하우다. 시나르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2년에 한번씩 열리는 세계 최대 공연예술시장이다. 알랭 파레는 시나르의 창립자이자 CEO다.
최근 태양의 서커스, 로베르 르파주 등 캐나다 공연단체 및 관계자들은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 등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는 “캐나다 공연예술계도 20여년 전에는 어떻게 하면 유럽 예술을 따라잡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 덕분에 젊은 아티스트들이 성장하면서 예술 분야도 함께 컸다”고 분석했다.
시나르 등을 통해 다양한 해외 예술가의 작품이 소개되면서 작가들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외 작품을 따라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창의적인 작품이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모든 캐나다 공연이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완성도를 검증 받지 못한 작품은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 공연예술은 영화와 달리 공연 때마다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 공연팀이 진짜 잠재성을 지녔는지는 몇 년간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제가 한국 공연예술 관계자라면 해외에서 극찬을 받을만한 4, 5개의 공연만 선정해서 해외 진출을 시도하겠어요. 완전무장하고 나서야 합니다. 초기에 훌륭한 작품을 선보여야 해외 관객들도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니까요. 캐나다의 경우 쇠퇴하는 전통예술 대신 현대예술을 집중적으로 지원했습니다.”
파레는 “적극적인 젊은 예술가들이 있고 인프라가 좋은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공연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조급한 마음으로 해외진출을 서두르는 대신 잠재성을 지닌 예술가들의 성장을 느긋하게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사진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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