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1시 전남 무안국제공항 대합실. 무안지역 고교생과 주민 등 300여명이 모의 입ㆍ출국 수속을 밟느라 분주하다. 승무원들이 티켓 발부와 화물 수속을 하고 승객들은 개찰하고 검색대를 통과하는 동안 시설 점검원들은 문제가 없는지 이곳 저곳을 꼼꼼히 둘러보고 있다.
현재 무안국제공항 건설공사의 공정률은 99%. 이제 실제 비행검사만 마치면 11월8일부터 공항으로서 기능을 시작한다. 무안공항은 호남의 거점공항으로서 서남권 발전과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연간 적자가 100억원에 이를 것이 뻔한 데다 공항 접근도로 부족, 광주공항과의 역할분담 등 난제들이 쌓여 있어 당분간 천덕꾸러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공항규모 국내 세번째
무안공항 면적은 256만4,301㎡로 군이 관리하는 김해공항을 제외하고 인천공항 제주공항에 이어 세번째이다. 여객 터미널은 2만9,106㎡로 연간 652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연간 8만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화물터미널도 갖췄다. 무안은 연간 안개 일수가 17일로 인천국제공항 47일, 청주국제공항 78일에 비해 기상여건이 좋아 인천공항의 보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무안공항이 문을 열면 국토 서남권에 추진 중인 F1그랑프리(자동차 경주)유치와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조성, 무안기업도시와 나주혁신도시 건설 등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 무안공항 인수단 이지호(52) 단장은 “화물터미널 규모가 다른 공항보다는 커 광주와 목포 등 호남권 물류공항 역할을 담당,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단 개항부터"적자 불가피
무안공항이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아직 멀고 험난하다. 우선 접근로가 크게 부족하다. 현재 건설 중인 무안-광주간 41.6㎞의 고속도로 개설의 경우 무안공항에서 나주시 노안면 나주IC까지 27㎞는 개항에 맞춰 개통할 예정이나 나주IC에서 광주 구간은 내년 상반기에나 완공 예정이어서 그동안 이용객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전남도는 호남고속전철의 무안공항 경유를 건설교통부에 건의했고 무안군 현경면에서 신안군 압해도간 국토 77호선 확장공사도 추진 중이나 실현될 지 미지수이다.
국제선을 뺏기게 된 광주공항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건교부는 무안공항 개항과 함께 광주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이전한다는 방침이지만 광주시를 비롯한 지역상공인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방 공항으로서 유일하게 흑자였던 곳인데 무안공항으로 옮겨갈 경우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목포공항의 경우도 현재 해군 헬기장으로 쓰일 예정이지만 아직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항공사 문호개방 등 요청
전남도와 무안군은 공항 활성화를 위해 무안-광주간 고속도로의 공항이용차량 통행료 감면 및 면제를 건교부와 한국도로공사에 건의했다. 또 현재 취항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항공사 외에 모든 항공사에 문호를 개방하고 심야에도 국제선 항공기가 자유롭게 이ㆍ착륙 할 수 있는 개방공항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으나 실현은 어려울 전망이다.
도는 전세기를 띄워 무안공항을 이용한 여행사에 전세기 임차료 등을 지원하고 외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 여행사에도 1인1박에 2만원 상당을 보상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공항공사 한 관계자는 “당초 공항유치 결정이 항공수요와 상관없이 정치적 관점에서 내려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서남권 지역의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안=김종구ㆍ박경우 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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