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도 장기투자, 둘째도 장기투자. 국내 증시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의 투자신조다.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돌파한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 창립 2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 박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장기 주식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채권보다는 주식이 안정적인 고수익을 안겨준다는 것이 확인됐다."
박 회장은 '장기'라는 말을 무수히 강조했다. 지극히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주식투자의 정석은 역시 우량자산에 대한 장기 투자라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를 강조해 왔던 박 회장은 이 날도 다시 한번 '고(go) 증시!'를 외쳤다. 그는 "전략적 의사결정이 중요하며 장기적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면서 "주식 중에서도 글로벌 리앨로케이션(global re-allocationㆍ세계적 자산배분)이 이뤄져야 하며,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다시 이동하고 있는데 여기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1988년 출범해 올 8월 말 현재 212조원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35조원(16.5%)를 국내ㆍ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주식투자 비중을 30% 수준까지는 늘려야 한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박 회장은 과거 국민연금을 겨냥,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한 자산에만 너무 오래 투자하는 것"이라며 "지난 6년간 채권만 사들여 물가상승률도 커버하지 못한 것은 잘못된 사례"라며 기금운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 발언 때문에 입장이 난처해졌던 경험을 의식한 듯, "최근에는 어떠냐"는 질문에 "지금은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부동산이 싸졌다는데 국민연금이 그 곳 부동산에 투자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도 했다.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연금운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국민들이 연금운용에) 신뢰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가 사회보장의 큰 축인 만큼, 국민들이 기금운용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주가 2,000포인트' 시대에 대한 소감을 묻자 웃음을 지으며, 또 다시 "장기투자 하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중국 주식투자와 관련해서도 "지금은 주식이 고평가돼 있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회장은 이번 주말쯤 장기 해외출장에 나설 예정이다. 명목상 출장 이유는 해외투자시장 조사이지만, 워낙 정치권에서 영입요청이 많아 선거가 끝날 때까지 해외에 머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