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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퇴출/ 퇴출 공무원 어이없는 사연들

입력
2007.10.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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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모르고도 20년 넘게 근무한 직원, 업무 중에도 자신의 개인사업을 하는 직원,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고 행패를 일삼는 직원 등…. 서울시가 퇴출대상으로 선정한 공무원 24명의 면면과 행태이다. 이들은 현장시정추진단에 배속된 후에도 무능과 태만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특히 '문맹 공무원'은 충격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글을 몰라 현장시정추진단에 배속시켜 6개월 동안 한글을 익히도록 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대기발령(직위해제)을 내린 후 한글 깨치기 과제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이 직원은 한글을 몰라도 20여년 동안 일을 해올 수 있는 직종의 공무원이었다"며 "어떻게 공무원이 됐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투잡스족'도 퇴출 대상에 포함됐다. 추진단에 배속되고 나서도 넉넉치 않은 월급을 핑계로 본업보다 부업에 충실한 이들이다. 이들은 업무시간 중에도 휴대폰을 놓지 않았고, 다른 직원들보다 훨씬 바빴다. 간혹 업무 중에 자신의 사업장으로 달려가는 이들도 있었다.

6개월동안 같이 지낸 한 단원은 "추진단 업무 중엔 팀웍을 요구하는 것도 있었는데, 개인 사업 때문에 집무에 전념하지 않아 공무원인지 사업가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지각과 음주는 다반사였다. 오전 8시 50분까지 자신의 책상에 앉아 업무 시작 준비를 끝내야 할 단원들이었지만 일부는 하루 걸러 하루식으로 지각을 하는가 하면 점심시간이 다 돼서야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한 단원은 "학교 때 보면 매일 지각하는 사람이 지각을 하지 않더냐"며 "세 살 버릇 못 버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들"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같이 일했던 단원들에 따르면 일부는 외부에서 식사를 할 때에는 어김없이 폭음을 했다. 이후 취중에 동료들과 싸우는가 하면 근무지를 이탈, 옛 부서 동료들을 찾아가 협박하기도 했다. 더러는 출근 전부터 술을 마신 뒤 출근했고, 어떤 직원은 물병으로 위장한 술병을 하루종일 지니고 다녔다.

이에 대해 서울시 한 관계자는 "퇴출 대상자들 가운데에는 현업 복귀를 진작에 포기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 교육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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