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지난 달 중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파주 LG필립스LCD(LPL)공장을 전격 방문, 흐뭇한 표정으로 임직원들을 격려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LPL은 3분기 매출 3조9,530억원, 영업이익 6,930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매출은 1999년 회사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전분기에 비해 18%, 전년 동기에 비해 43%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04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분기(1,50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전년동기(-3,820)에 비해선 1조원이나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제조업체로서는 경이적인 18%에 달했다.
LPL측은 "기존 생산설비의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한 맥스 캐파 활동으로 생산량 및 출하량이 증가한데다, 풀 HD 및 120Hz 기술의 상용화로 TV고객사의 시장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 사상 최대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5,000억~6,000억원)를 넘어 7,000억원에 육박한 것은 원가절감과 패널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상승세가 이어진 노트북과 모니터용 패널 이외에 TV패널 분야도 흑자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원가절감-판매이익 극대화'구조를 창출하는데 성공한 곳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패널 ㎡당 매출원가가 전분기 대비 9% 감소한 1,071달러였던데 비해 평균 판매가는 7% 뛴 1,364달러를 기록, 그 격차만큼 수익을 낼 수 있었다.
LPL 권영수 사장은 "원가절감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합리적인 시설투자 정책, 시장 중심의 재고관리 전략 등이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특히 도요타가 협력사와 함께 원가절감 요인을 찾아 영업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보고 우리 회사도 도요타식 원가절감 모델을 벤치마킹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좋은 실적에 자만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 사장은 또 AM(능동) OLED(발광다이오드) 사업과 관련, "LG전자와 논의한 결과 LPL이 맡기로 잠정 합의했다"며 "연내에 우리가 AM OLED 사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의 LPL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필립스가 연내에는 확실히 지분을 19.9%까지는 팔 것으로 확신한다"며 "LPL에 관심이 있는 회사가 1~2 군데 있다"고 말했다.
LPL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8세대 대형 LCD패널 양산을 위해 2조5,3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권 사장은 "앞으로 대형 TV패널의 수요증가에 대비, 투자를 결정했다"며 "47, 52인치 패널을 생산하는 8세대 기판 규격은 삼성전자와 동일한 사이즈(2,200×2,500㎜)로 했다"고 밝혔다. LPL측은 2009년 상반기부터 월 8만3,000장씩 8세대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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