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라는 제게 단순한 악기가 아닙니다. 저를 설명하는 도구죠. 그래서 가사는 없지만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에 제 느낌을 충분히 실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2집 '눈물'로 국내 클래식 음반 판매고 1위를 기록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29)이 3집 앨범 '겨울여행'을 내놨다.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와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비올라와 클래식 기타 선율에 실은 이번 3집 앨범은 특히 세계 최고의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 폰(DG)를 통해 발매됐다. 도이치 그라모 폰에서 앨범을 낸 한국 음악가는 조수미, 정명훈, 정트리오 등 손에 꼽을 정도다.
6ㆍ25전쟁 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이복순(53)씨의 아들인 오닐은 어릴 적 앓은 열병으로 정신지체를 지닌 어머니 대신 양할아버지 페리 오닐 부부 손에 자랐다.
그는 9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쇼케이스 겸 기자간담회에서 "어린 시절 조부모의 LP앨범 중 3분의 1이 노란색 레이블(DG)이었던 것을 기억한다. 내 평생의 꿈을 이뤘다"고 DG레이블의 앨범을 내놓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클래식 기타 연주자인 박종호와 기타 듀오 이성우&올리버 파르티시 나이니와 함께 비올라와 클래식 기타의 절묘한 궁합을 선보였다.
그는 "슈베르트는 멜로디가 단순하면서도 완벽한 화음을 이룬 작곡가"라며 "기타는 피아노에 비해 크기가 작아 음색 조절이 쉬우면서도 사운드가 투명하다"고 겨울나그네를 비올라와 클래식 기타로 연주한 이유를 설명했다.
오닐은 비올라의 매력에 대해서는 "사람의 음색과 닮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올린은 역동적인 소리를 내고 첼로는 따뜻하고 중후한 느낌이 있죠.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비올라는 사람의 음색과 가장 가까운 소리를 낸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가깝게 다가오는 음색이라고 할 수 있죠. 엄마의 목소리처럼요."
이번 앨범의 녹음은 강원도의 한 교회에서 이뤄졌다. 인위적인 디지털 사운드보다 따뜻한 음색과 자연의 소리를 잡아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100여 년 역사의 음반 스튜디오인 독일 에밀 베를리너 스튜디오에서 이례적으로 직접 정상급 프로듀서 마크 뷔커를 한국에 파견하기도 했다.
오닐은 13일 천안시문화회관을 시작으로 11월 2일까지 3집 발매기념 전국 투어에 나선다. 서울 공연은 26, 27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리며 서울 공연 첫째 날에는 '겨울 나그네' 전곡 24곡 연주에 도전한다.
김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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