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은 하드디스크의 고집적화, 소형화를 이끌어 노트북 컴퓨터나 MP3 같은 휴대용 전자제품을 일반화한 ‘정보기술(IT) 첨병’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프랑스의 알베르 페르(59) 파리쉬드대학 교수와 독일의 페터 그륀베르크(58) 율리히연구센터 박사를 200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1988년 각각 거대자기저항(Giant Magnetoresistance·GMR) 시스템을 개발, 고집적 하드디스크의 읽기 장치를 상용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하드디스크는 미세한 영역에 각각 다른 자기 방향(N극 S극 같은)을 기억시켜 정보를 저장하고, 전류를 흘려서 정보를 읽는다. 자기 방향이 다르면 저항이 크거나 작아져 이를 0 또는 1로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읽기 장치(read-out head)의 기능이다. 하지만 하드디스크가 작아질수록 자기 신호가 약해져 읽기 장치가 아주 민감해야 한다.
페르 교수와 그륀베르크 박사는 나노미터 두께의 철과 크롬 박막을 이어 붙여 자기 신호가 미약해도 저항이 크게 차이나는 것(거대자기저항)을 처음 발견했다.
이를 이용한 고감도 읽기 장치가 1997년 첫 선을 보여 오늘날 휴대용 전자제품에 두루 쓰인다. 고등과학원 박권 연구원은 “두 사람의 연구결과가 나오자마자 산업적으로 엄청난 의미가 있음을 인정받았고 최근 고체물리분야의 단골 후보로 꼽혀왔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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